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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25년차 기자가 파헤친 권력의 민낯, '권력본색'

독일의 히틀러, 유고슬라비아의 밀로셰비치,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어떻게 나라를 파탄으로 이끌었을까. 놀랍게도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합법적인 민주적 투표를 통해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됐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제 손으로 파멸을 가져올 지도자를 선택하는 비극은 왜 반복되는가. 신간 '권력본색(시대북스)'은 이 같은 물음에서 출발한다. 머니투데이 등에서 25년간 정치·경제·사회·국제 부처를 두루 거치며 권력의 심장부를 취재해 온 베테랑 저널리스트 이상배 기자가 권력의 본질과 대중의 선택, 그리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날카롭게 해부했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돼 국내 정치부터 글로벌 패권 경쟁, 경제 법칙과 인간의 철학적 본성까지 아우른다. 1부에서는 대통령과 선거를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는 선거를 '대중의 욕망과 분노가 투영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대중의 분노가 비정치인 출신 대통령을 낳고, 그 권력이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혔을 때 어떤 궤멸적 결과가 초래되는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등 한국 정치의 현실을 통해 짚어낸다. “누구를 뽑을지 모르겠다면 최소한 자기애(나르시시즘)가 가장 강한 사람을 피하라”는 저자의 조언은 묵직한 울림을 준다. 2~4부는 비정한 국제정치의 현실과 한반도의 위기를 낱낱이 파헤친다. “강자는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약자는 당해야 할 것을 당한다”는 고대 아테네의 경고가 120년 전 조선을 넘어 현대 한반도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한다. 특히 백인 노동자의 분노를 업고 부상한 도널드 트럼프의 세계관과 협상술을 심층 분석하며, 북핵,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주한미군 철수 위협 등 복합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생존의 활로를 모색한다. 이어 5부에서는 포퓰리즘 중독으로 무너진 아르헨티나의 비극 등 권력의 물질적 토대인 경제 법칙을 파헤치고, 6부에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리어왕'을 빌려, 바른말을 하는 충신을 내치고 달콤한 거짓말에 속아 파멸하는 권력자의 어리석음을 성찰한다. 플라톤부터 넷플릭스 드라마까지 넘나드는 저자의 풍부한 인용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정치·외교 주제를 흥미진진하게 이끈다. 책에서 저자는 "인간은 어리석지만, 실패를 통해 배운다. 역사는 배우지 않는 자에게 더 가혹한 문제를 들고 온다"고 강조한다. 다가올 격변의 시대, 권력의 속성을 꿰뚫어 보고 현명한 유권자로 남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서늘하고도 명쾌한 지침서와 같다.

2026.10.12 06:00백봉삼 기자

[신간] 권력은 사라지고 기록은 남는다

조선은 명실상부한 '기록의 나라'였다. 500년 왕조의 역사가 담긴 조선왕조실록에는 왕과 신하 사이에 오간 대화와 사관의 시선에 포착된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이 거침없는 기록 덕분에 우리는 실록이라는 창을 통해 생생한 과거를 마주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록'되고, 무엇이 '역사'로 남는가? 그 갈림길 사이에서 신간 '권력은 사라지고 기록은 남는다'는 독특한 기록 형식인 졸기(卒記)에 주목했다. 졸기는 실록에 수록된 당대인의 세평(평가나 비평)으로, 역사 속 인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담은 별도 기사다. 호평과 악평이 가감 없이 수록된 이 기록을 통해 우리는 각각의 인물을 박제된 과거가 아닌 생생한 '현재진행'의 형태로 느낄 수 있다. 역사는 기록되는 순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해석되고, 기록을 통해 다시 읽힌다. 과거 인물의 선택과 행적을 통해 오늘을 되돌아보는 과정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익숙한 역사 속 인물에서부터 해석과 평가가 엇갈리는 논쟁의 인물에 이르기까지 졸기라는 창을 통해 인물을 돌아보는 일은 결국 오늘의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과정이다. 특히 신간 '권력은 사라지고 기록은 남는다'는 다섯 갈래 흐름을 따라 톺아보는 역사 속 인물의 입체적 이야기 담았다. 크게 설계자, 경계인, 구도자, 수호자, 변혁가 5가지로 구분했다. 반역자가 된 '이성계의 남자' 정도전을 비롯해 심의겸과 김효원, 이황, 이이, 맹사성, 이순신, 류성룡, 김육, 김정희 등 역사 속 인물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최형철(1965년~) 작가다. 최 작가는 경남 고성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92년 1월 1일 언론계에 첫 발을 들여놓았다. 지난해 10월 31일 정년 퇴직했다. 대표작으로는 '박물관 속의 한국사', '한국을 빛낸 스포츠 영웅들'이다. 해당 신간은 도서출판 미다스북스에서 구매(2만 2000원) 가능하다. 담당은 임종익 총괄본부장, 편집은 김은진 편집부 팀장이 맡았다.

2026.04.06 09:38이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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