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제 고성능 내연기관 같은 전기차 '아이오닉5 N'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기술력이 총동원된 고성능 전기차가 오랜 기다림 끝에 베일을 벗었다. 현대차 N브랜드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고도화된 기술력을 투자한 차로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최근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재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N은 13일(현지시간) 영국 웨스트 서식스주에서 열린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현장에 아이오닉5 N을 전세계 최초 공개했다. 아이오닉5 N은 현대차가 지난 인베스터데이때 추진하겠다고 밝힌 핵심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의 실행을 알리는 모델이다. 특히 여태껏 현대차가 쌓아온 첨단 전동화 기술을 첫 순수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에 담아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오닉5 N은 고성능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후륜 모터 합산 478kW(650마력, 부스트 모드 기준)의 최고 출력과 770Nm(78.5kgf·m, 부스트 모드 기준)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또 84.0kWh 고출력 배터리와 고성능 EV 특화 열관리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고성능 전기차 N 전용 기술들을 적용해 압도적인 주행성능을 갖췄다. N브랜드는 2015년 출범해 2017년 N 브랜드 첫 모델인 'i30 N'을 출시하며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해왔다. N브랜드는 이번 아이오닉5 N을 통해 고성능 전기차 시장으로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현대차는 모토스포츠에 '진심'인 업체다. 브랜드N의 모티브인 남양연구소는 수많은 모터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며 쌓아 올린 경험과 내연기관 N 고성능 차량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차량용 서스펜션, 브레이킹 시스템 등을 개발해왔다. 또 글로벌에서도 전동화에 앞선 만큼 전용 전기차를 통해 BMS 열관리, 회생제동 등 다양한 전동화 기술 노하우를 갖췄다. 이 같은 기술력을 집약시킨 아이오닉5 N에 대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베스터 발표 당시 장 사장은 “포르쉐 타이칸에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5 N으로 고성능 전기차 영역을 개척하고 리더십 포지션을 올라서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그는 이번 아이오닉5 N을 공개하면서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현대차의 유산을 계승하며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오닉5 N은 N브랜드가 추구하는 3대 핵심 요소를 모두 갖췄다. ▲곡선로 주행능력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등이다. 이 세분된 요소는 아이오닉5 N이 단순히 트랙을 달리는 차가 아닌 일상에서도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이오닉5 N 공개에 앞서 전날인 12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아이오닉5 N 실차 전시 현장에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5 N의 경우 N브랜드를 구매하시는 고객처럼 운전을 즐기는 분들이 구매하지 않을까 한다”며 “어느정도 소득이 있으면서 주행도 즐기는 소비층이 주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행을 즐기는 차라고 표방한 만큼 다양한 성능과 기대치를 가졌다. 전기차는 흔히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 고성능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지 않아 고마력을 느낄수도 없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들리는 엔진음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 N은 그 부분을 짚었다. 아이오닉5 N에는 운전자와 도로에서 들릴 수 있게 실감나는 가상 사운드 시스템인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를 적용했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RPM, 속도, 토크 등의 주행정보를 바탕으로 총 10개의 스피커(내부 8개, 외부 2개)를 통해 차량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실감나는 가상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사운드는 ▲이그니션 ▲에볼루션 ▲슈퍼소닉 총 3가지로 나뉜다. 이그니션 사운드는 내연기관 N 차량의 2.0 터보 엔진 사운드를 계승해 가상의 RPM 및 토크와 일치하는 엔진 사운드로 구성됐다. 에볼루션 사운드는 RN22e와 N2025 그란투리스모의 사운드를 계승한 고성능 전기차 전용 사운드를 제공하며 슈퍼소닉 사운드는 제트기 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사운드를 적용해 음속 돌파 시 발생하는 소닉 붐 사운드를 변속음에 구현했다. 내연기관 차와 같이 모터 제어로 변속 충격과 변속감도 느낄 수 있다. 아이오닉5 N에 적용된 N e-쉬프트는 모터 제어를 통해 내연기관 차량의 변속 느낌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연동된 가상의 엔진 RPM과 기어단이 클러스터에 표시돼 가감속이 더욱 직관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부분을 많이 담은 이유가 “고성능차는 현재 내연기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바로 고성능 전기차에 이런 기능이 없다면 이질적으로 느낄 것”이라며 “내연기관이랑 닮은 전기차가 아닌 이 간격을 줄이면서 N만의 브랜드 특성을 살린 차”라고 말했다. 아이오닉5 N은 일반 전기차가 내세운 '직진' 성능과 차별화를 뒀다. 전기차로 트랙을 달려도 내연기관차의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도록 곡선 주행에 강조점을 뒀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가 기존에 강조하던 직진성능이 아니라 정말 내연기관에서부터 트랙을 주행했던 분들이 전기차 시대에서도 '이 전기차를 가지고도 트랙을 똑같은 느낌으로 돌 수 있구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이 차의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N브랜드는 새롭게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면서 시험대에 오르게됐다. N브랜드의 차량은 주로 해외 판매 비율이 높다. 지난 4월 기준으로 10만대를 넘어선 N브랜드 차량의 90%는 해외에서 판매됐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저조해지면서 전기차 시장 위축 우려도 나온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전기차 재고는 9만 2천대다. 지난해 2만 1천대 보다 4배 이상 많이 쌓인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요즘 전기차 시장 자체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추가로 전기차를 소비하려는 고객이 없다고 본다”며 “다만 이번 모델로 현대차와 N브랜드가 전기차에서도 다양한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아이오닉5 N은 오는 9월쯤 양산을 통해 국내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