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아니라 국중도에요" 폭발한 도서관…반응도 폭발
적막한 도서관이 갑자기 '릴스 맛집'이 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달아 올린 짧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면서다. 도서관장까지 직접 영상에 등장하며 기존 공공기관 SNS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중순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혼동되는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릴스를 선보였다. 국중박이 아닌 국중도라는 점을 강조한 영상으로,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을 재치 있게 활용했다. 반응은 도서관 밖으로 빠르게 번졌다. 영상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n년째 국중박으로 오해받아서 긁힌 국중도' 등의 제목으로 공유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생산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관장까지 가세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후 새로 취임한 관장을 소개하는 선보이며 기세를 이어갔다. 실제로 관장이 직접 등장한 것이 아니라 관장의 사진을 이용해 재미있게 표현하면서 권위적인 기관장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모습에 “승인해 준 것을 보면 대인배다”, “담당자가 선을 잘 탄다”는 식의 반응도 이어졌다. 공공기관이 숏폼과 밈을 활용하는 것 자체는 이제 낯설지 않다. 충주시 공식 유튜브를 전국구 채널로 만든 이른바 충주맨을 시작으로 소방 관련 콘텐츠로 인기를 끈 '소방관 삼촌' 등 기관과 공무원이 직접 출연하는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했다. 딱딱한 정책이나 기관 정보를 짧고 재미있는 영상으로 전달하면서 공공기관 홍보의 문법도 달라졌다. 다만 경쟁적으로 유행어와 밈을 끌어오면서 '과하다'는 반응을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관의 성격과 맞지 않는 유행을 억지로 따라가거나 재미를 강조한 나머지 정작 전달하려던 정보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릴스가 호응을 얻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온라인에서는 “요즘 공공기관 SNS가 너무 힘을 주는 경우도 많은데 적당해서 좋다”, “억지로 웃기지 않아서 웃기다”, “공공기관 릴스 중에서 선을 잘 지킨다”는 취지의 반응이 나온다. 유행하는 숏폼 문법을 활용하면서도 국중도라는 기관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 국중박 열풍과 맞물렸다는 점도 재미를 더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뿐 아니라 굿즈와 각종 SNS 콘텐츠까지 화제가 되며 젊은 세대가 찾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국중박 분장놀이가 실제 행사로 확대될 정도다. 이번에는 바로 옆 문화기관인 국중도가 숏폼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책과 자료를 보관하는 엄숙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내려놓고 온라인 이용자들이 익숙한 언어로 먼저 말을 걸면서다. 박물관이 굿즈와 SNS로 힙한 국중박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면 이번에는 도서관 차례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유쾌한 변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