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인플레이션 해소 위해 세금 늘려야"
경제학계에서 최근 글로벌 고인플레이션 현상을 고강도 통화정책보다 세금 확대 등 재정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은 '팬데믹 이후 정책과제'를 주제로 '2023 BOK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여한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의 나라야나 코첼라코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진단과 처방'을 주제로 기조연설 했다. 코첼라코타 교수는 “최근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현상은 글로벌 공급차질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과 시장 경쟁 축소에 의한 이윤율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플레이션을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을 위축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국고채 이자수익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국 정부가 세금을 늘리고 예산을 줄이는 등 긴축재정으로 고인플레이션에 대해 대응할 경우, 시장 소비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의 부채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는 가계의 미래 투자 수요를 줄이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개선을 통해 생산비용을 줄이고 기업 간 경쟁제고를 통한 공급확대 방안을 우선적으로 적용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코첼라코타 교수는 “지난 30여년 간 주요국이 경험한 바와 같이 실질금리가 성장률을 하회하는 상황에서는 물가안정 등 거시경제 안정화를 위해 통화정책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재정정책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코첼라코타 교수는 1987년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스탠포드 대학교, 노스웨스턴 대학교, 미네소타 대학교 등에서 교수로 지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위원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한편 코첼라코타 교수는 지난해 3월 뉴욕 대학교의 사이먼 보우메이커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방준비제도가 경제 불평등에 신경 쓸 실질적인 이유가 없다”며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선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가들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더 많은 대중과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