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승배의 국방&디지털⑤] 디지털 전장 정보와 AI 증강 분석
군사정보(Military Intelligence)는 군사 목적으로 적이나 작전지역에서 수집해 분석한 정보다. 정보 수집방법에 따라 인간정보(HUMINT: Human Intelligence), 신호정보(SIGINT: Signal Intelligence), 영상정보(IMINT: Image Intelligence), 공개출처정보(OSINT: Open Source Intelligence) 등으로 구분한다. 무기체계와 전투원이 디지털 기술로 연결돼 있는 디지털 전장에서 군사정보 역량은 손자병법의 고사성어(知彼知己 百戰不殆)처럼 아군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 능력이다. 특히, 전 출처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2001년 9·11 테러의 경우, 정보기관에서 사전 첩보를 수집했지만 정확한 분석과 판단에 실패했다. 수많은 정보가 살아 숨쉬고 있는 디지털 바다에서 가치있는 정보를 잡아내는 능력이 디지털 전장의 군사정보 능력이다. 한편, 전 세계 디지털 정보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디지털 공간에 존재하는 공개출처정보(OSINT)를 분석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신문, 인터넷, SNS 등에서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한 동향이나 정세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시(Surveillance)는 군사적 목표지점이나 표적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활동이며, 정찰(Reconnaissance)은 단기간에 정세나 지형을 살피는 활동이다. 감시정찰은 레이더, 정찰위성, 소나(Sonar), 무인기 등의 수단을 활용해 적의 군사적 위협 동향을 분석하는 활동이며 군사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군사정보와 감시정찰 분야를 통합해 정보감시정찰(ISR)이라고 부른다. 군의 군사정보와 감시정찰 분야와 유사한 민간 분야에서는 AI 기술을 어떤 목적이나 용도로 적용하고 있을까? 도로나 거리에 설치돼 있는 CCTV 영상을 분석할 때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산불,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 감시, 삼림 감소와 같은 환경 변화 감시에도 위성영상과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위성영상이나 드론에서 촬영한 영상을 사용해 도시화 수준을 분석하거나 도시 내 교통 흐름을 분석할 수도 있다. 한편 사이버 공간에서 사이버 위협을 분석하거나 공격을 탐지할 때도 AI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사이버 공격을 하기도 한다. 즉, AI가 공격하면 AI가 방어하는 사이버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기상 예측이나 해양(수중) 오염 감시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는 AI기술이 인간 능력을 증강시켜 속도와 효과(정확성)를 향상시키는 AI 증강 분석(Augmented Analysis) 시대에 살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도 미군이 드론 영상을 분석해 표적을 인식하고 식별하는 Project Maven을 추진·활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대상으로 사용한 포병지휘통제체계인 GIS Arta를 사용해 시베르스키도네츠강 도하작전을 저지한 바 있다. GIS Arta는 정찰드론에서 수집한 정보를 융합해 지도에 표시한다. 그리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표적 생성 플랫폼인 Gospel을 활용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우리 군의 군사정보와 감시정찰 분야에서 초점을 둬야할 업무를 살펴보고 AI를 도입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문제를 식별해 제시하려고 한다. 정보감시정찰 분야에서 민간과 국방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임무는 CCTV 영상 분석과 위성영상 분석이 대표적이다. 우리군은 CCTV를 포함하여 다양한 센서들로 구성한 경계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시나 해안, 도서·벽지에 설치하고 있는 CCTV 시스템을 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물론 군의 전투 임무와 역할을 규정하고 있는 야전교범(Field Manual)과 보안규정을 준수하는 형태로 적용해야 한다. AI 기술로 위성영상을 분석하는 임무도 민과 군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나 군에서는 군사위성의 정보를 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군에서는 민간에서 범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레이더 신호정보나 수중 음향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군사적 목적으로 다양한 출처 정보를 융합해 분석한다는 점에서도 민간 분야와 차이가 있다. 또 하나의 차이는 임무 수행 간 네트워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군에서는 네트워크 연결이 불안한 DDIL(Denied, Disrupted, Intermittent, and Limited) 환경을 고려한 엣지 컴퓨팅 기반 정보감시정찰 개념이 중요하다. 군사적 목적으로 엣지 지능(Edge Intelligence), 엣지 AI가 필요한 이유다. 앞서 제시한 민간과 국방의 사례들을 참고해 군사정보와 감시정찰 분야에서 AI를 도입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문제를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군사정보와 감시정찰 분야는 민간에서 활용하고 있는 AI 사례를 군에 맞춤화해 사용할 수 있는 분야다. 민군 겸용(Dual-Use) 분야에 민간 주도 신속한 개발 및 적용이 중요하며, 디지털 전장 특성을 고려해 국방 특화 분야에 대한 도전적이고 장기적인 연구개발이 중요하다. 특히, 감시정찰 영역이 지해공에서 사이버, 그리고 우주까지 확장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때 전영역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디지털 전장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