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회장 4년전 적법 상속...전통·경영권 흔들면 안돼"
75년간 경영권과 재산분쟁이 없었던 LG그룹이 상속분쟁 소송에 휘말렸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씨,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구연수씨가 최근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구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구 회장은 장남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家 전통을 잇기 위해 구본무 선대회장의 양자로 입적됐다. 김 여사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배우자며,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씨는 각각 선대회장의 장녀와 차녀다. LG 측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이 지났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018년 미망인과 두 여동생은 5천억원 규모의 상속을 받았다.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다. LG 측은 LG家의 전통에 따라 상속인 4인(LG 구광모 대표, 김영식 여사,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LG 주식 등 경영권 관련 재산은 구광모 대표가 상속하고,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은 LG 주식 일부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천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상속은 2018년 11월에 적법하게 완료됐으며, 관련 내용은 세무 당국에 신고했다는 입장이다. LG家 전통대로라면 LG 지분 모두는 구 대표에게 상속돼야 했으나, 구 대표가 다른 상속인 3인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씨가 각각 LG 지분 2.01%(당시 약 3천300억 원), 0.51%(당시 약 830억 원)를 상속받는 데 합의했다. LG에 따르면 구광모 대표는 상속받은 LG 지분(8.76%)에 대한 상속세(약 7천200억원)를 5년 동안 6회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현재까지 5회 납부했고, 올해 말 마지막 상속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구 대표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모두 9천900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이어온 LG 경영권 승계 룰은 4세대를 내려오면서, 경영권 관련 재산은 집안을 대표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그 외 가족들은 소정의 비율로 개인 재산을 받아왔다. 이번 상속에서도 상속인들이 이 룰에 따라 협의를 거쳐 합의했던 것이라고 LG 측은 설명했다. LG의 회장은 대주주들이 합의하고 추대한 이후 이사회에서 확정하는 구조다. LG 최대주주인 구광모 대표가 보유한 LG 지분은 LG家를 대표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LG는 1947년 창업 이후 LG家의 일관된 원칙과 전통을 바탕으로 집안 어른들의 양해와 이해 속에서 경영권을 승계해 왔고, 75년 동안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LG 관계자는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