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모질라, 독자 엔진 기반 iOS용 브라우저 준비
구글이 애플 iOS용 브라우저의 블링크 버전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유사한 모질라의 움직임도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더레지스터에 따르면, 구글과 모질라는 최근 애플 iOS와 아이패드OS용 크로미엄과 파이어폭스에 블링크(Blink)와 겍코(Gecko) 렌더링 엔진을 적용한 버전을 개발중이다. 브라우저의 렌더링 엔진은 화면에 텍스트와 이미지를 표현하는 구성요소다. 일반적으로 웹브라우저에 새로운 기능이나 API를 넣을 때 렌더링 엔진에 코드를 추가한다 . 애플은 앱스토어 지침에서 구글이나 모질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써드파티 개발사에게 브라우저 렌더링 엔진에 사파리의 웹킷만 사용하게 강제하고 있다. 원래 구글 크롬 및 크로미엄과 모질라 파이어폭스는 렌더링엔진으로 각각 블링크와 겍코를 사용한다. 그러나 애플의 정책 때문에 iOS와 아이패드OS용 브라우저만 웹킷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상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브라우저는 애플 사파리와 사파리 유사품만 존재하는 셈이다. 애플은 타사 브라우저에 웹킷을 탑재하게 함으로써 경쟁사에 대한 게이트키핑과 수익 플랫폼 통제권을 갖게 된다. 크로미엄의 버그 리포트에서 'content_shell iOS 포트'에 iOS용 크로미엄의 블링크 엔진 버전 개발이 확인됐다. 모질라는 작년 10월 겍코 엔진용 래퍼인 '겍코뷰'' 참조를 포함하는 iOS용 파이어폭스 버전 코드를 깃허브 저장소에 게시했다. 구글은 블링크 기반 iOS용 크롬 브라우저 개발에 대해 출시하지 않을 실험적 프로젝트라고 선을 그었다.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은 변화가 없다. 그럼에도 구글과 모질라가 배포 불가능한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건 애플을 향한 규제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통신정보국(NTIA)은 최근 모바일 앱 생태계의 변화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애플 플랫폼의 독점 권력에 우려를 표했다. 이전에도 일본, 호주의 규제당국이 애플의 플랫폼 독점력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시행되는 유럽의 디지털시장법은 애플에게 제3자 앱스토어를 허용하는데, 웹킷 강제 요구도 변경을 강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규제당국의 요구에 애플이 앱스토어 정책을 변경할 경우 곧바로 새로운 버전의 브라우저를 등록할 것이란 게 외신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