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지금] 챗GPT·클로드 추격할까…'제미나이4' 띄운 구글, 기술·가격·마케팅 총공세
약 10개월간 최상위 인공지능(AI) 모델 신작이 없었던 구글이 '제미나이 4'를 앞세워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새 프론티어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을 공개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유료 AI 서비스 구독료를 40% 낮추며 기술과 가격을 동시에 강화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오는 31일까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 AI 프로' 연간 구독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신규 연간 구독자는 기존 29만원인 요금제를 17만4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월 환산 가격은 1만4500원이다. 구글은 가격 인하와 함께 배우 이병헌·김고은, 경제 크리에이터 슈카, 출판편집자 김민경, 크리에이터 미미미누 등을 앞세운 새 광고 캠페인도 시작했다. 딥 리서치와 개인 AI 에이전트, 지메일·문서·스프레드시트 등 구글 앱과의 연동을 전면에 내세워 단순 질의응답보다 실제 업무 활용도를 강조했다. 구글이 국내에서 가격 할인과 마케팅을 동시에 강화한 데는 제미나이의 이용자 기반을 빠르게 넓혀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형 스타와 콘텐츠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여왔지만, 앱 설치와 이용 규모에서는 챗GPT와 클로드에 밀렸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안드로이드·iOS AI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챗GPT가 64만7439건으로 가장 많았고, 클로드가 28만6823건으로 뒤를 이었다. 제미나이는 20만4672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에 구글은 지난 8월에도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캠페인을 통해 제미나이 인지도 확대에 공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제미나이 3 프로' 이후 최상위 모델 신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비해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구글은 지난달 30일 차세대 프론티어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제미나이 3 프로 이후 약 10개월 만에 나온 최상위급 신작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금융·법률 등 전문 지식 업무, 사이버 보안처럼 여러 단계를 오래 이어가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출력 토큰 한도다. 구글은 아르곤의 최대 출력 토큰을 기존 6만4000개에서 100만 개으로 늘렸다. 한 번의 작업에서 수십만 토큰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해 대규모 코드 분석이나 긴 연구 작업, 장시간 에이전트 업무를 중간에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게 한 것이다. 구글 내부에서도 아르곤을 장시간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C·C++ 코드베이스를 러스트로 전환하는 작업에서는 수만줄 규모의 라이브러리부터 80만 줄 이상인 퓨시아 지르콘 커널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구글은 여러 아르곤 에이전트가 데이터센터 프로파일링 데이터를 분석해 적용 후 300TiB 이상의 메모리를 확보한 사례도 공개했다. 구글이 공개한 벤치마크에선 성능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장시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능력을 측정하는 딥SWE(DeepSWE) v1.1에서 77.9%를 기록했고, 기업 업무 자동화 평가인 오토메이션벤치(AutomationBench)에서는 51.3%로 1위에 올랐다. 금융·코딩·법률·세무 등을 평가하는 발스 인덱스(Vals Index)에서도 최상위 성능을 기록했다. 구글은 아르곤의 초기 API 가격도 낮게 책정했다. 100만 입력 토큰당 2달러, 출력 토큰당 10달러이며 캐시된 입력 토큰은 입력 가격보다 95% 낮게 제공한다. 장시간 에이전트가 많은 토큰을 사용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개발자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 이용 확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르곤은 아직 일반 이용자가 바로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니란 점에서 경쟁사 대비 성능이 좋을지에 대해선 판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는 페어윈드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사이버 보안 전문가에게 먼저 제공되고 있으며, 구글은 안전성 검증을 거쳐 유료 API 고객과 구글 AI 울트라 가입자부터 접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엑시오스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제미나이 4를 벤치마크가 나타내는 것만큼 오픈AI·앤트로픽의 프론티어 시스템과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다면, 구글이 AI 경쟁에서 상당 부분 따라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업계 관계자는 "아르곤 공개로 구글이 그동안 지적받던 최상위 모델 공백은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제는 공개된 성능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도 이어지는지, 또 한국에서의 가격 인하가 이용자 확대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