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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145%'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66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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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전쟁 2라운드…이번엔 원산지·가격신고 정조준

미국이 고율 관세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수입신고 검증과 관세회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원산지 허위신고와 품목 오분류, 저가신고 등에 대한 제재가 행정처분을 넘어 민사소송·형사기소로 확대될 수 있어 국내 수출기업의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美 관세회피 대응 강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 집행 강화를 주요 통상 과제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수입자 책임과 신고·증빙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통관 집행 강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관세회피 단속은 기존 관세국경보호청(CBP)의 관세 추징·벌금 등 행정제재 중심에서 법무부와 연계한 민사소송, 형사기소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허위청구법(FCA)에 따른 민사소송이 활용되면서 위반 기업이 정부 손해액의 최대 3배에 달하는 배상책임을 질 수 있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내부고발 리스크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현직 임직원, 경쟁사, 브로커 등 기업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가 관세회피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내부고발자는 정부 회수액의 15~30%를 보상받을 수 있어 신고 유인이 커진 상황이다. 다만 모든 신고 오류가 민사소송이나 형사기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형사기소는 주로 허위 서류 제출, 제3국 환적을 통한 원산지 세탁 등 고의성이 인정되는 무역사기 행위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기업이 품목분류, 원산지, 과세가격 등 주요 신고사항을 사전에 점검하고 오류를 발견하면 신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기존 관세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세회피 단속을 강화할 유인이 크다"며 "우리 기업들은 사내 준법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조사 대상이 될 경우 소명자료 제출과 감경 요청 등 구제절차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6.21 14:13류은주 기자

캐나다, 수입 통조림 채소에 10% 관세…자국 농가 보호

캐나다가 자국 농가와 식품 가공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 통조림 채소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재무부는 19일부터 수입 통조림 채소에 10%의 수입세를 즉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최장 200일 동안 적용되는 한시적 긴급수입제한조치다. 캐나다 정부가 올해 초 다른 국가로 향하던 저가 수입품이 자국 시장으로 몰리는 이른바 무역 전환 현상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데 따른 것이다. 캐나다 재무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수입 증가가 국내 생산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경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캐나다의 국제무역 의무에 따라 미국과 멕시코, 이스라엘, 칠레, 개발도상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는 이번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가잔 사타나탄 매카시테트로 무역 전문 변호사는 지난 4월 블룸버그에 이 같은 긴급수입제한조치가 역사적으로는 상당히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세계 무역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슷한 조사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근 다른 국가들도 채소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월 통조림 형태로 주로 판매되는 중국산 스위트콘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2026.06.21 08:47류승현 기자

LG엔솔, 美 관세 환급 신청…1000억 이상 전망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정부에 상호관세 환급을 신청, 수천억원 이상 금액을 돌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정부에 상호관세 환급을 신청했다. 현 시점 기준 환급금 규모는 약 1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관세 환급률 조정에 따라 향후 절차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는 환급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환급은 미국 대법원이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대법원의 위법 판결에 따라 미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이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 적용 품목에 대해 기업들로부터 환급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법을 근거로 우리나라에 상호관세 15%를 부과했는데, 기업들이 이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위법 판결 직후 관세청은 대미 수출 기업 대상으로 관세 환급 절차를 안내하는 등 긴급 지원에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호관세를 환급받을 경우 약 1000억원 이상 금액을 돌려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환급 여부 및 금액은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의 검토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절차가 완료되기까진 약 90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배터리뿐 아니라 기계류, 화학제품, 생활가전 등도 상호관세 환급 대상이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과 알루미늄 등은 상호관세 예외 품목이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 외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기업들도 상호관세 환급을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6.08 08:17김윤희 기자

원·달러 환율 1530.0원 개장…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미국 관세 부과 발표와 동시에 외국인 국내 주식 매도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 대비 13.6원 오른 1530.0원으로 개장했다. 시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3월 10일 1554.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미 지난 3일 역외 차액 결제환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6원까지 급등하면서 역내 시장에도 반영될 것으로 점쳐졌다. 원화 약세를 부추긴 것은 미국 무역대표부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부터다. 무역대표부는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 금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국가에는 10% 관세를, 원천 금지하는 법적 조치가 부족한 국가 제품에는 1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원천 금지 법적 장치가 부족한 국가로 분류됐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또 과잉생산을 기준으로 관세를 추가 부과할 방침이다. 한국은 과잉생산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관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중동전쟁 장기화,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는 이미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되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이후 도달했던 전 고점 1536원을 역외 장중 터치한 가운데 현재 레벨에서는 다음 상단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당장 레벨 부담이 상당히 높은 구간이기 때문에 10원 단위마다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과 함께 달러 매도 유입에 상승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2.05% 하락한 8600선에서 거래 중이다.

2026.06.04 09:17손희연 기자

靑, 미국 12.5% 관세 예고에 "이익균형 훼손 않도록 최선"

청와대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 조사 근거로 한국을 포함한 54개 경제권에 12.5%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데 대해 “기존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호우 언론 공지를 통해 “정부는 향후 예정된 의견서 제출과 공청회 등에 적극 대응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과잉생산 301조 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USTR은 2일(현지시간) 한국 등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데 실패했다며 12.5%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앞서 USTR이 예고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일컫는 것인데, 국가별로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공개 의견수렴에 부쳤고 한국에는 최대 12.5%의 추가 관세율이 제안됐다. USTR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에 나온 이같은 조치를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3월12일 USTR의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관련 301조 조사 개시 이후 의견서 제출, 양자 협의 등을 통해 미 측과 긴밀히 소통해왔다”고 했다.

2026.06.03 19:23박수형 기자

수출 3개월 연속 800억 달러 초과…반도체 169.4% 증가하며 수출 견인

5월 수출이 877억 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과 함께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초과했다. 산업통상부는 1일 5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2% 증가한 877억 5000만 달러, 수입은 20.8% 증가한 608억 달러, 무역수지는 269억 5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수출이 169.4% 증가하고 반도체 외 품목도 16.4% 늘어나는 등 20대 주력 품목 수출 중에서 12개 품목이 증가했다”며 “하루 평균 수출도 42억 8000만 달러로 사상 첫 4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37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함과 동시에 3개월 연속 수출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는 D램(186억 달러, 369.8% 증가)과 낸드(17억 달러, 206.8% 증가) 모두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컴퓨터 수출은 인공지능(AI) 서버용 SSD 수요 증가로 290.7% 증가한 41억 8000만 달러,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신제품 판매 호조에 따른 국내 생산 증가 등으로 12.6% 늘어난 14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9.4% 증가한 14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IT 전품목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국내 화재로 인한 자동차 부품 일부 공급 애로,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류차질, 미국 관세 등에 따른 현지생산 확대 영향으로 5.9% 감소한 58억 3000만 달러에 그쳤다. 선박 수출은 LNG선 인도가 늘어나면서 수출단가와 대수가 모두 증가해 16.7% 증가율을 기록했고 석유 제품 수출은 유가 급등과 수출 단가에 힘입어 46.2% 늘어났다. 석유제품 수출액(52억 5000만 달러, 46.6% 증가)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높은 수출 단가가 지속되면서 증가했으나, 물량은 23.8% 감소했다. 수출통제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휘발유·경유·등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 물량이 각각 약 31.1%, 24.3%, 99.9% 감소했다. 석유화학(37억 달러, 11.1% 증가) 수출액은 유가 상승이 제품가격에 반영되기까지의 시차 등으로 수출 단가가 소폭 상승해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내수 공급을 우선함에 따라 수출물량은 25.5% 감소했다. 바이오헬스 수출(14억 4000만 달러, 5.2% 증가)은 고가의 신규 제품군을 중심으로 주요 국가에서의 처방 확대 기조가 유지되면서 7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화장품 수출(11억 8000만 달러, 24.2% 증가)은 K-뷰티에 대한 선호도 확대로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한편, 농수산식품 수출(10억 7000만 달러, 4.7% 증가)은 기호식품(커피·연초류·주류 등)과 및 수산가공품(김·통조림 등)은 감소했으나, 농산가공품(면·빵 등)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5월에는 9대 주요 수출지역 가운데 7개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 수출(189억 달러, 80.9% 증가)은 최대 품목인 반도체가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가운데 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도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7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159악 7000만 달러, 59.1% 증가)은 자동차·차부품 등은 부진했으나, AI 투자 관련 품목인 반도체·컴퓨터·전기기기 등은 호실적을 기록했으며, 철강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건설용 자재 위주로 수출이 확대됐다. 아세안 수출(158억 5000만 달러, 58.4% 증가)은 반도체·석유제품·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이 고르게 증가하며 월 기준 전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EU 수출(61억 9000만 달러, 2.4% 증가)은 자동차 수출은 부진했으나, 반도체·컴퓨터는 세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석유화학·일반기계 등 품목도 호조세를 보이면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동 수출(12억 7000만 달러, 7.7% 감소)은 중동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등이 지속되면서 자동차·차부품 등 다수 품목이 감소했으나, 일반기계·석유화학 등 일부 품목은 중동 지역내 수요 확대 영향으로 호실적을 보였다. 5월 수입은 20.8% 증가한 608억 달러로, 에너지 수입은(117억 5000만 달러) 15.9% 증가, 에너지 외 수입(490억 5000만 달러)은 22.0% 증가했다. 원유 수입은 중동전쟁 등의 영향으로 물량은 감소했으나 고유가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으로 25% 증가한 85억 달러를 기록했다. 물량은 전월대비로는 증가(4월 6260만 배럴 → 5월 6980만 배럴)했다. 비에너지는 석유제품(25억 5000만 달러, 71.0% 증가), 반도체장비(25억6000만 달러, 71.0% 증가) 등의 수입이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5월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정부 출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수출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1~5월 무역수지가 기존 연간 무역수지 흑자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며 “이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이 증가했음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품목과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유망소비재 품목 등이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수출이 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이어 “중동전쟁 종전 여부, 미국 관세, EU 철강 TRQ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은 잔존하고 있다”며 “정부는 주요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내 기업의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수출 환경 조성에 힘쓰는 한편, 원유·나프타 등 핵심 수입 원자재의 안정적인 도입과 공급망 점검을 통해 기업의 생산과 수출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06.01 13:10주문정 기자

온플법, AI 시대에 낡은 규제 될 수도…플랫폼 B+학점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진짜 성장'을 내세웠다. AI로 경제·사회·기술 대전환을 꾀해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되는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30대 선도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각 경제·산업 분야에서 AI 대전환이 진행 중이다. 일단 스타트는 좋다. AI 붐을 등에 업고 코스피 7000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고물가·고환율 리스크가 AI 대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26주년을 맞아 이 격변의 시점에 있는 대한민국 산업 현장을 진단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AI 시대, 이재명 정부 1년'을 평가했다.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성장과는 다소 거리가 먼 핵심 플랫폼 규제 공약인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은 신중한 검토 기조 속에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과거 플랫폼 중심으로 설계된 온플법이 자칫 국내 산업 경쟁력을 위축시키는 '낡은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통상 압박과 인공지능(AI) 중심 산업 재편이 급격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성급한 입법을 추진하지 않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무역법 301조' 꺼내든 美…온플법 논의 숨 고르기 온플법은 지난 2020년 유통·배달·숙박 등 생활 전 영역에서 비판이 제기되며 처음 논의되기 시작했다.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미국 빅테크에 대한 차별을 우려하며 '무역법 301조'를 꺼내들어 온플법을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꼽은 것이다. 이에 여당 주도로 국회에 계류된 법안을 독점규제법과 공정화법으로 각각 나눠 추진하려 했으나, 여전히 입법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온플법 관련 법안은 철회된 안건을 포함해 대략 22개 정도다. 가장 최근에 발의된 법안 역시 지난해 12월에 머물러 있는 등 올해 들어서는 발의마저 동력을 잃었다. 온플법을 주도해온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무위원회가 회의를 거의 열지 않으면서 법안에 필요한 세부적인 논의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하반기 새로운 정무위가 구성돼야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하반기 (정무위) 위원장이 야당이라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나 여당이 위원장이 되면 속도감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규제 동력 약화" 분석 속…“신중론 긍정 평가”도 1년간 진전을 보이지 못한 온플법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아직 입법되지 못해 성과를 조기 진단하기에는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 하면서도, 평가에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김태오 창원대 법학과 교수는 B학점을 매기며 “단발적으로 배달업을 겨냥한 (온플법) 입법안들이 발의되기는 했지만 공감대나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며 “상생협의체를 통한 자율규제 등을 정착시키지 않고 정부가 규제를 통해서 제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의지와 달리 주요 의제로 부상하거나 추진되는 것은 없는 점도 고려했다”고 답했다. 반대로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같은 상황을 두고 “미국에 보복 관세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해 입법을 보류한 것은 잘한 것”이라며 “플랫폼이 AI에 종속되는 시대로 넘어가는 시대에 섣부르게 입법을 하지 않았다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A학점”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논의는 추진 단계이지만, 정부가 플랫폼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플랫폼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 관계자는 학점으로 B+를 책정하며 “플랫폼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여부와 소상공인들만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생태계를 보고 (법안을) 조율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국제 정세가 급변하니까 온플법 추진 여부를 당내나 정부에서 재고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배달앱은 특별법 별도 논의…수수료 직접 규제엔 신중론도 배달플랫폼 분야에서는 온플법과 별개로 '배달앱 수수료 특별법' 논의가 별도 트랙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배달앱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별도 입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배달앱 시장은 플랫폼 전반을 대상으로 한 온플법 논의와 분리해 다뤄지는 분위기다. 현재 배달앱 업계에서는 사회적 대화기구와 상생협의체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수료 부담 완화와 입점업체 보호를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하다. 입점업체 단체는 현행 자율 논의만으로는 비용 부담을 낮추기 어렵다며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플랫폼 업계에서는 수수료 상한제와 같은 직접 규제가 서비스 운영 구조와 소비자 혜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구 변호사는 “배달앱 수수료를 직접 제한하는 방식은 가격 통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정 산업에서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다른 산업으로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이어 “독과점으로 인해 가격 경쟁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진 경쟁 촉진 수단을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을 직접 조정하는 방식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중심 생태계 재편에…“온플법 효과, 재검토해야” AI 시대에 접어들며 플랫폼 생태계도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I 플랫폼 포함 여부와 온플법 자체의 실효성을 제고해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온플법이 처음 물꼬를 튼 6년 전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면서다. 구 변호사는 “AI 플랫폼에 의한 생태계 지배가 현실화가 됐다”면서 “AI 기본법은 규제법이 아니기 때문에 몇 년의 시간이 지나면 AI가 플랫폼을 다 장악할 수 있다. 온플법에 대해서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기존 온플법을 발의할 때 빠진 시각들을 담아 다시 본다면 국내 플랫폼을 향한 역차별이 아닌 토종 플랫폼을 지키는 온플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플랫폼 법안을 평가하는 한 행정학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온플법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오갔었지만 지금 멈춰있는 것은 통상 이슈가 가장 크지 않겠냐”며 “정부의 추진 동력보다는 국제 정세 기준으로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최근 발표된 연구를 인용하며 온플법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이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한 것에 AI 중심의 생태계 재편이 자리한다며 온플법이 시행됐을 때의 실효성도 재검토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기술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6.05.26 09:40박서린 기자

롯데면세점, 관세청과 'K-공공캐릭터 굿즈 팝업존' 운영

롯데면세점이 코리아듀티프리페스타를 맞아 관세청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K-공공캐릭터 굿즈 팝업존'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외국인 관광객 방문 지역은 대부분 서울·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롯데면세점과 관세청은 시내면세점을 활용해 지방 관광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체험형 팝업존 운영에 나섰다. 월드타워점 9층에 마련된 이번 팝업존은 이달 31일까지 운영된다. 이번 행사에는 대전 '꿈돌이', 진주 '하모', 순천 '루미&뚱이', 용인 '조아용' 등 4개 지자체 대표 캐릭터와 관세청의 마스코트인 '마타'가 참여했다. 팝업존에서는 지역 특색과 캐릭터의 개성을 담은 굿즈를 전시하고 참여 지자체 관광 콘텐츠를 함께 소개한다. 부스는 각 지역 관광지 특색을 반영해 구성됐으며, 캐릭터가 소개하는 관광지 포스터와 리플릿 등을 비치했다. 지역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과 룰렛 이벤트 등 체험형 콘텐츠도 마련했다. 룰렛 이벤트 참여 고객에게는 지역화폐 및 굿즈 등 경품을 제공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팝업존이 K-캐릭터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 관광 매력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관세청 및 참여 지자체와 협력해 국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5.22 09:19김민아 기자

중국 수출 1위 체리 "미국서 차 팔고 싶다"

중국 자동차 수출 1위 업체 체리가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장구이빙 체리인터내셔널 사장은 회사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적절한 시점을 찾게 된다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미국 자동차 시장은 매우 크다”며 “우리도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누구나 당연히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미국 진출 여부가 체리의 준비 상황뿐 아니라 양국의 자동차 산업 정책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치열한 내수 경쟁을 넘어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선 중국 자동차 업체들에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진입 장벽도 높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데다 중국 커넥티드카 기술에 대한 규제와 의회의 감시도 강화되고 있어서다. 체리는 아직 미국을 수출 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았다.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현재는 저가 중국산 차량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과 중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늘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가동률이 낮은 공장을 활용하기 위한 협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일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연구개발(R&D) 및 디자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과 연계된 일부 기업들은 비중국 브랜드를 통해 미국 내 제조 거점을 구축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지리자동차 산하 볼보자동차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미국 시장 확대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애시 서트클리프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향후 24~36개월 내 관련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전기버스 사업을 통해 미국에 진출해 있지만, 미국에서 승용차를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왔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미도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BYD와 체리, 지리자동차, 장성자동차 등은 멕시코와 중남미에서 사업을 검토하거나 확대해왔다. 이 지역들은 북미 시장 접근을 위한 잠재적 교두보로 여겨진다.

2026.05.21 09:46류은주 기자

스텔란티스-둥펑, 프랑스·중국 공장 같이 쓴다…관세 우회 동맹

스텔란티스와 둥펑자동차가 각각 보유한 프랑스, 중국 공장을 활용해 현지 전기차 생산을 늘린다. 전기차 시장에서 관세 압박이 강화되자 이를 우회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으로 분석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와 둥펑자동차는 각각 지분 51%, 49%를 소유하는 합작법인을 설립 후, 프랑스 렌 공장에서 둥펑의 고급 모델 브랜드 '보야'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최근 둥펑은 사업 목표로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량 400만대를 달성하고, 이 중 40% 이상을 해외에서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15일 양사 협력 하에 둥펑자동차의 중국 우한 공장에서 스텔란티스의 푸조, 지프 브랜드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발표한 뒤 나온 소식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총 10억 유로(약 1조 7000억원)을 투자하며, 스텔란티스는 이 중 1억 3000만 유로(약 2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 내수 모델 외 동남아시아, 중동, 남아메리카 등 수출용 모델도 이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 립모터와도 최근 유사한 협력 확대를 발표했다.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립모터 전기 SUV 'B10' 생산을 하반기 시작한 뒤 내년에는 다른 전기차 모델 B05, A10, A05 등도 생산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 오펠 브랜드 전기 SUV도 립모터와 공동 개발해 이 공장에서 2028년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6.05.20 11:42김윤희 기자

보건복지부 제1차관에 현수엽 대변인 임명

보건복지부 제1차관에 현수엽(1974년생) 대변인이 임명됐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보건복지부 1차관 등 차관급 정무직 세 명을 임명했고, 정부위원회 세 명을 위촉 또는 지명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제1차관에는 현수엽 대변인이 임명됐다. 행정고시 42회로, 서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했고, 보건복지부에서 보육정책과장, 인구아동정책관,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현수엽 1차관은 보건복지부의 주요 보직을 역임한 전문 관료로, 특히 4명의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보육교사의 처우개선과 어린이집 연장 보육제도를 도입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복지와 보건을 아우르며,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장에는 이종욱 차장이 임명됐는데,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정통 관료로, 대규모의 불법 우회 수출을 적발하고, 태국 정부와 합동으로 대량의 마약류를 단속한 바 있다. 새만금개발청장에는 문성요 전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는데,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기반 구축과 부울경의 마스터플랜 수립 등 국토・도시개발 분야의 정통 관료이다. 이외에도 지속가능발전국가위원회 위원장에 홍미영 전 국회의원이,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에는 김기영 연세대 교수가 각각 위촉됐다.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부위원장에는 백종우 경희대 교수가 지명됐다.

2026.05.17 10:40조민규 기자

[법과 상식 사이] 미·중, '연결의 규칙'은 누가 지배하는가

최근 국가 수반간 회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정치적 의제보다 경제적 의제를 가진 기업 대표들이 함께 하는 장면이 자연스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길에 동행한 기업인들의 면면은 오늘날 미중 경쟁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엔비디아, 퀄컴, 애플과 테슬라,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까지. 세계 공급망과 디지털 질서를 움직이는 핵심 산업들이 에어포스원에 함께 오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대중 견제가 강화되는 순간에도 미국 핵심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애플과 테슬라는 중국 생산망에 깊이 연결되어 있고, 엔비디아와 퀄컴은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렵다. 월가 금융회사들 역시 중국 자본시장과의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이 장면은 지금의 미중 경쟁이 단순한 '단절'의 경쟁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 냉전처럼 서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구조가 아니라, 글로벌 기술·데이터·공급망으로 이어진 세계의 연결 방식을 누가 주도하느냐를 둘러싼 경쟁에 가깝다. 세계는 파편화되고 있지만 동시에 완전히 끊어질 수도 없다. 이 모순적인 모습이 오늘날 글로벌 질서를 가장 잘 보여준다. 연결을 끊는 경쟁이 아닌 연결을 지배하는 경쟁 21세기 미중 경쟁은 과거의 이념 대립이나 단순한 관세 전쟁과는 결이 다르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관련 기술의 중국 유입을 제한하고, 중국은 데이터 통제와 기술 자립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기업들은 거대한 중국 시장과 생산 네트워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중국 역시 글로벌 금융과 첨단 기술 체계 없이 현재의 성장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지금의 경쟁은 상대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기술과 공급망, 데이터와 결제 시스템 같은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의 중심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있다. 즉, 연결을 끊는 경쟁이 아니라 연결의 규칙을 지배하려는 경쟁에 가깝다. 세계 경제 역시 완전한 단절로 향하고 있지 않다. 반도체와 AI 같은 전략 분야에서는 의존도를 줄이려 하지만, 생산과 금융, 공급망에서는 여전히 서로 깊게 연결돼 있다. 안보와 기술은 분리를 추진하면서도 시장과 공급망에서는 연결을 유지하려는 이중적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은 왜 지정학의 전장이 됐나 이 변화의 최전선에는 한국 기업들이 서 있다. 삼성전자 시안 NAND 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DRAM 공장 같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은 이제 단순한 해외 공장이 아니다.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의 기술 자립 전략이 직접 충돌하는 지정학적 공간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술이 들어간 해외 생산품까지 규제 대상으로 확장하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같은 기술 통제는 중국 기업만 겨냥하지 않는다.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는 한국 기업들 역시 미국의 기술 통제 체계 영향권 안에 놓이게 된다. 과거 글로벌 기업들은 어디에서 가장 싸게 생산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국가의 기술·데이터·안보 체계 안에서 운영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어떤 클라우드를 쓸 수 있는지, 어떤 데이터 규제를 따라야 하는지, 어느 나라의 AI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가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공급망은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다. 기술과 규범, 안보와 데이터가 함께 얽힌 정치적 인프라가 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더 이상 생산시설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어느 질서에 연결될 것인지, 어느 규칙의 적용을 받을 것인지가 결정되는 전략적 거점이 되고 있다. 디지털 파편화의 심화 이러한 변화는 결국 디지털 파편화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인터넷과 디지털 경제는 하나의 네트워크와 공통 규칙 아래 움직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와 지역마다 서로 다른 데이터 규제와 AI 기준, 보안 체계, 플랫폼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데이터 규범과 AI 기준은 단순한 정책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접근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유럽은 GDPR과 AI법을 통해 개인정보와 기술 윤리의 표준을 세우고 있고, 미국은 첨단기술 통제를 안보 전략과 연결하고 있다. 중국 역시 데이터안전법과 사이버보안 체계를 통해 자국 중심의 디지털 통제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이러한 규제가 더 이상 국경 안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국의 데이터 규제와 수출통제는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 기업의 운영 방식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역외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정 국가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거나 데이터를 처리하는 순간 해외 기업들 역시 해당 국가의 규제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파편화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파편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가 그 상태로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데이터는 국경을 넘어 이동해야 하고, AI 서비스는 여러 시장에서 작동해야 하며, 반도체와 배터리, 클라우드와 금융망은 하나의 국가 안에서만 완결될 수 없다. 세계가 완전히 분리된 기술권역으로 나뉜다면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고, 혁신은 느려지며, 기업 활동은 예측 가능성을 잃게 된다. 결국 글로벌 체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조정될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처럼 하나의 자유무역 원칙이나 개방형 인터넷 이념만으로 통일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통일성은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보안, AI 안전, 공급망 신뢰, 수출통제, 데이터 이전 규범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복합 질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세계는 파편화되고 있지만, 동시에 다시 연결되기 위한 공통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연결의 규칙이 바뀌는 시대, 한국의 선택 한국은 지금 복잡하고 민감한 입장에 놓여 있다. 미국과는 안보 동맹으로, 중국과는 생산과 시장으로 깊게 연결돼 있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생산기지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제 문제는 단순히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다. 기술과 통상, 데이터와 안보가 하나의 전략 질서 안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진영을 선택하지 못해 생기는 곤란함만이 아니다. 더 큰 위험은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이 연결의 핵심축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기술은 있지만 규칙 설계에 참여하지 못하고, 생산능력은 있지만 표준 설정에서는 주변부에 머무르며, 시장은 열려 있지만 다른 나라가 만든 기준을 사후적으로 따라가는 위치에 놓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데이터 규범을 충족하는지, 어떤 AI 안전 기준을 따르는지, 공급망의 신뢰성을 어떻게 입증하는지, 사이버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얼마나 국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법과 규제는 더 이상 국내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접근과 기술 협력, 공급망 참여를 결정하는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디지털 파편화를 피할 수 없는 외부 환경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파편화된 세계가 다시 연결될 때 어떤 기준이 공통 규칙이 될 것인지, 그 과정에서 한국의 기술과 법제, 산업 구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적극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반도체, 배터리, AI, 클라우드, 데이터 보호, 사이버보안 영역에서 한국이 국제 기준 형성에 참여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계속 다른 나라가 만든 규칙을 맞추는 입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이 살아남는 길은 글로벌 연결 구조 안에서 누구도 쉽게 우회할 수 없는 위치를 지키는 데 있다. 파편화는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그러나 세계는 결국 다시 연결의 질서를 필요로 한다. 그때 한국은 단순한 생산기지나 추종자가 아니라 기술과 규범을 함께 제공하는 핵심 국가로 남아야 한다. 그것이 미중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밀려나지 않는 길이다. 연결은 여전히 세계가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다. 새로운 연결의 규칙은 결국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그 규칙이 정해진 뒤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다.

2026.05.15 15:15안정민 컬럼니스트

중국산 타이어 때린 EU…관세 칼날에 K-타이어 지각변동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승용·경트럭용 타이어(PC/LT)에 최대 52% 수준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추진하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주력 시장인 EU에서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금호타이어는 공급망 재편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한국타이어를 이끄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현범 회장의 실형 확정이라는 변수까지 맞닥뜨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최근 중국산 승용·경트럭용 타이어 반덤핑 조사 예비 결과와 함께 업체별 잠정 관세율을 국내 타이어 업체들에 통보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5월 시작된 EU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조사에 따른 것이다. EU는 중국산 타이어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유럽 시장에 유입되면서 현지 제조업체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덤핑 마진이 최대 100% 이상으로 추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율은 중국 생산 비중과 가격 정책, EU 조사 협조 수준 등에 따라 차등 책정됐다. 중국 업체 일부에는 최대 52% 수준의 고율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에는 각각 29.9%의 반덤핑 관세율이 책정됐다. 기존 EU 수입 관세 4.5%까지 더하면 실제 부담은 34.4% 수준에 달한다. 이 같은 관세 통보로 금호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유럽 판매 물량 가운데 중국 생산 제품 비중이 약 50% 수준인 데다 아직 유럽 현지 생산공장이 없다. 최대주주가 중국계 기업 더블스타라는 점도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폴란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완공 시점은 2028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국내 및 베트남 공장의 유럽 수출 물량을 늘리고 중국 생산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공급망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자테츠 공장을 활용해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넥센타이어의 유럽 판매 물량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약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해 체코 공장 2차 증설을 마치며 연간 약 1100만개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유럽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한 한국타이어가 미쉐린과 비슷한 수준인 3.4%의 낮은 관세율까지 적용받으면서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존 관세를 포함한 총부담은 약 7.9% 수준이다.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현지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연간 약 1700만~1800만 본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증설도 진행 중이다. 중국산 타이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국타이어는 총수 공백이라는 변수도 안고 있다. 지난 8일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회장은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계열사 차량 개인 이용, 운전기사 사적 수행 지시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반면 한국프리시전웍스(MKT) 부당 지원 의혹과 리한 자금 대여 혐의 등은 무죄가 유지됐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오는 9월 출소 이후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EU 관세 이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투자 전략 대응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총수 공백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U가 중국산 타이어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타이어 공급망 재편도 빨라질 전망이다. 유럽 현지 생산능력 확보 여부가 향후 업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EU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로 유럽 내 중국산 저가 타이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 현지 생산능력을 확보한 한국타이어가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1분기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중 금호타이어는 10분기 연속 매출 1조원을 유지했고, 넥센타이어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EU 관세 부과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비용 부담 확대가 하반기 실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6.05.10 09:07김재성 기자

또 말바꾼 트럼프, EU 차 관세 인상 보류…"두달 더 지켜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당초 예고했던 EU산 자동차·트럭 관세 인상 시점은 7월 초로 미뤘다. 지난해 타결한 미·EU 무역합의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약 두 달의 유예기간을 준 셈이다.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EU가 오는 7월 4일까지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훌륭한 통화를 했다”며 “EU는 합의에 따라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고 관세를 0%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건국 250주년(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시간을 주기로 동의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유감스럽게도 그들의 관세는 즉시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한 지 엿새 만에 나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지난해 타결한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주부터 관세를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통화 이후 관세 인상을 보류하고, 7월 4일까지 합의 이행 시한을 연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당시 EU가 2028년까지 7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고, 6000억 달러를 미국에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해당 합의가 EU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율을 중심으로, 미국산 에너지와 방산 장비 구매 확대 등을 포함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합의 이행은 지연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3월 미·EU 무역합의 이행 법안에 대한 입장을 채택했지만, 미국이 합의를 지키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추가했다. 이후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정부 간 최종 문안 협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종 발효 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에서 "양측 모두 합의 이행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관세 인하를 향해 좋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관세 압박이 무역 문제뿐 아니라 이란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갈등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안정을 위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소극적이었다는 데 불만을 드러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직접 내세운 관세 인상 명분은 EU의 무역합의 이행 지연이었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이란 문제도 논의했다며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데 완전히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2026.05.08 09:17류은주 기자

관세 환급 효과에 웃은 미국 완성차…실적 전망 상향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관세 환급에 힘입어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관세로 인한 비용 압박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환급이 실적 방어를 넘어 상향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일 오토모티브뉴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3'는 미국 정부로부터 총 20억 달러(2조9540억원)가 넘는 관세 환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는 약 13억 달러(1조9201억원)를 이미 실적에 반영했으며, GM과 스텔란티스도 각각 약 5억 달러(7385억원) 수준의 환급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현금 유입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번 환급은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관세 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관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것이었으나, 법원이 이를 무효화하면서 기업들은 이미 납부한 관세를 환급받게 됐다. 관세 환급 효과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GM은 관세 환급을 반영해 올해 연간 이익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포드 역시 약 5억 달러 규모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반영했다. 스텔란티스는 환급 효과와 비용 증가가 상쇄되면서 연간 전망을 유지했지만, 북미 시장 중심의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GM은 올해 1분기 42억 달러(6조2034억원)의 조정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기차 사업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과 함께, 고수익 차종인 픽업트럭과 SUV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국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형 차량 수요가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세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환급이 일부 비용을 상쇄하고 있지만, 관세는 여전히 수익성에 구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GM은 올해 순 관세 비용이 25억~35억 달러(3조6925억원~5조16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포드와 스텔란티스 역시 각각 10억 달러(1조4770억원), 15억 달러(2조2155억원)수준의 부담을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GM은 원자재 비용 증가분만 약 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확대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북미 시장의 견조한 수요는 실적 방어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트럭과 SUV 중심의 제품 믹스는 높은 마진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기업 고객과 공공 부문 판매 확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세 환급 효과는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PwC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업계가 받을 수 있는 환급 규모는 약 199억 달러(29조392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환급 예상액의 약 13% 수준으로,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및 장비업체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업계의 핵심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관세 일부를 철회하는 대신 새로운 형태의 관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무역 정책 방향 역시 유동성이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다음주부터 2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히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2026.05.03 08:54김재성 기자

트럼프 "EU 약속 안 지켰다"…車 관세 25%로 복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산 자동차 및 트럭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EU가 기존 무역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다음 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EU산 자동차와 트럭에 적용되는 관세를 25%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1000억 달러(147조7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동차 및 트럭 공장이 건설 중이며, 이는 관련 산업 역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앞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지난해 4월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에 따라 EU산 자동차에는 기존 2.5% 관세를 포함해 총 27.5%가 적용됐다. 이후 지난해 7월 미국과 EU는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당시 EU는 미국산 에너지를 7500억 달러(1107조7500억원) 규모로 구매하고, 추가로 6000억 달러(886조20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 15%로 낮아졌던 관세를 다시 25%로 되돌리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무역 합의 불이행에 따른 것임을 거듭 강조하며, 강력한 관세 정책이 해외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이전을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는 일본,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국가들이 자동차 공장을 건설 중인 반면, EU는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EU산 자동차는 25% 관세가 적용돼 15% 수준인 한국과 일본보다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 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검토를 언급하는 등 유럽 주요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이번 관세 인상 조치가 무역과 안보를 연계한 압박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2026.05.03 08:13김재성 기자

美무역대표부 "한국만 망 이용대가 부과" 억지 주장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의 망 이용대가 부과를 세계에서 '가장 미친 무역 장벽(Craziest Foreign Trade Barriers)' 중 하나로 꼽았다. USTR은 27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미국 기업이 직면한 무역 장벽을 꼽으면서 10가지를 제시하면서 한국의 망 이용대가를 네 번째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전세계 어느 나라도 인터넷 트래픽 전송과 관련해 자국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에 대한 망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는데, 한국만 예외다”라고 주장했다. USTR의 이같은 움직임은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억지 주장으로 보는 편이 맞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관세가 미국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뒤, 트럼프 행정부는 USTR을 내세워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교역 상대국 조사를 예고하면서 압박하고 나섰다. USTR이 무역관행 조사를 예고한 국가는 총 16개로 한국과 함께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이 포함돼 있다. 즉 USTR이 상호관세 대신 대체 관세 부과를 위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이 망 이용대가를 부과한다고 주장했으나 현재 네트워크 이용은 시장에서 사적 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도적으로 이뤄지지는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 지배력에 따라 구글과 같은 빅테크는 망 증설 계약에 응하지 않고 네트워크 트래픽 부담을 ISP와 다른 콘텐츠 사업자(CP)에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관련 입법 논의도 국내에서는 법안이 발의된 뒤 회기 만료에 따른 폐기와 재발의를 반복하는 반면에 오히려 EU가 관련 법안 초안을 공개하면서 더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6.04.28 09:11박수형 기자

테슬라, ESS 사업 주춤 왜?…중국산 배터리가 발목 잡아

테슬라가 그 동안 고성장세를 지속했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자,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동시에 사업 핵심인 중국산 배터리의 경쟁력이 떨어져 초래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타났다. 태양광·ESS 전문 매체 PV매거진은 테슬라가 1분기 에너지 생산 및 저장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해 최근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1분기 테슬라의 에너지 생산 및 저장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ESS 설치 용량도 8.8GWh를 기록해 전년 동기 10.4GWh,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전분기 14.2GWh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지난 22일 1분기 테슬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EO)는 “에너지 저장 사업은 고객사의 구축 일정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올해 연간 ESS 설치량은 전년 46.7GWh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V매거진은 그러나 경쟁사들의 성장세가 더 강한 점에 주목했다. 진코솔라의 ESS 사업부 진코ESS의 경우 올해 출하량이 전년 5.2GWh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그로우도 올해 ESS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49.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타네자 CFO는 “시장 경쟁 심화와 관세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에너지 생산 및 저장 사업 부문에선 배터리셀 대부분이 중국에서 조달돼 관세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배터리의 경우 미국에서 약 43%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는다. 주요 경쟁사인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배터리 원가가 보다 높지만, 현지 생산으로 관세 리스크를 덜고 세액공제를 받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타네자 CFO는 다만 수주 잔고 자체는 견고하고, 기존 수요량 외 예상되는 수요분을 토대로 생산량 증대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올해 말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신규 메가팩토리에서 차세대 ESS 제품 '메가팩3'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메가팩3에는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생산된 각형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가 채택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6.04.26 06:27김윤희 기자

美 바이오시밀러 무관세에 업계 '우선 다행'…단기적 수출 영향 제한적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가 당장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 주력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는 무관세로 결정됐고, 의약품에 대한 15% 관세도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무관세가 기간 한정이라는 점에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4월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의약품 및 원료에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62년 무역 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상무장관이 의약품, 의약품 성분 및 관련 제품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광범위 조사 결과, 특허받은 의약품과 관련 의약품 원료들이 미국으로 대량으로 수입되고 그 상황이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내용은 특허 의약품 및 원료(patented pharmaceutical products and ingredients)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며, 미 포고령에 명시된 특정 대기업에 대해서는 120일 이후인 7월31일부터, 그 외에 대해서는 180일 이후인 9월2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및 리히텐슈타인 등 미국과의 무역합의국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적용하고, 영국산 의약품에 대해서는 최근 체결된 협정에 딸 이보다 더 낮은 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또 기업이 미국 정부와 가격 및 미국 내 생산협정 체결시 관세를 경감하는 예외규정도 발표했다. 기업이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가격협정을 체결하고 상무부와 미국 내 생산 협정, 일명 온쇼어링(보편적 관세 도입과 파격적인 법인세 감면을 통해 전세계 공장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2029년 1월20일까지 무관세(애브비,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BMS, 베링거잉겔하임, 일라이릴리, EMD세로노, 제넨텍, 길리어드 사이언스, MSD, 노바티스, 노보노디스크, 사노피 등 13개사)를 적용하고, 美 상무부와 미국내 생산 협정만 체결시에는 20%의 관세를 적용한다. 제네릭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및 관련 원료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1년 후 재검토할 예정이며, 희귀질환 치료제, 동물용 의약품 등 특수의약품(방사성의약품, 혈장유래 치료제, 불임치료제,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 화학‧생물학‧방사능‧핵 위협과 관련된 의료대응제품 등) 무역협정국에서 생산 또는 긴급한 공중 보건상 필요를 충족하는 경우 면제키로 했다. 미국산 의약품 수입은 현재 이 포고령에 따라 부과된 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관련해 정부는 “그동안 미국측에 의견서 제출 등 국내 산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왔으며, 지난해 한미 관세합의('25.11.14)를 통해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232조 관세가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며 “이번 의약품 232조 관세조치는 한미간 관세합의에 따라 15%로 부과됨으로써 주요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 적용됐으며, 우리 주요 대미 수출품목인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1년간 관세 미적용으로 단기적인 수출 영향은 제한적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정부는 미 관세 변화에 따른 국내 산업계 영향을 지속 점검하면서 무역법 301조 등 미측 후속 관세조치에 대해서도 기존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 유지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 확보 원칙하에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한국산 의약품은 15%, 한국산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는 무관세가 적용된다”며 “기존에 무관세였던 의약품의 미국 수출에 15% 관세가 부과됐지만, 수출 주력품목인 바이오시밀러는 최소 1년간 무관세가 적용되고, 미국산 CDMO 수출물량도 무관세 가능성이 있어 미국 의약품 관세 부과로 인한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에서 의뢰한 의약품을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할 경우에도 무관세 적용 가능성이 있으나 이 부분은 최종 미국 정부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시밀러 업체 역시 다행이라는 분위기로, 현시 생산시설 확충 등 재평가 전인 1년 동안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관세 영향이 사실상 해소됐으며, 중장기적으로 사업 성장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미국 내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매출 영향은 없어져 현지에서 영업·마케팅 전략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확보됐다”라며 “향후 바이오시밀러 정책 변화에 대응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브랜치버그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현지 생산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에 대한 7만5000리터 추가 증설 계획을 결정함에 따라 해당 시설의 총 생산 규모는 원료의약품 생산 기준 14만1000리터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한편 지난 6일 산업통상부와 보건복지부는 주요 의약품 수출기업 5개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대웅제약,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유관 협단체(한국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및 지원기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美 의약품 232조 관세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은 우리 의약품 1위 수출국으로, 이번 조치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관세 합의에 따라 한국산 의약품에는 15% 관세가 적용되고, 우리 주요 대미 수출품목인 바이오시밀러가 1년간 관세 미적용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미측의 추가 통상조치를 예단할 수 없는 만큼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참석 업계 및 협회들은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1년 이후 바이오시밀러 관세 부과 여부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정부와 긴밀히 협력체계를 구축해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

2026.04.08 15:00조민규 기자

[법과 상식 사이] 301조 시대, 규제는 통상 리스크가 된다

왜 미국은 어느 날 갑자기 특정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까? 이 질문의 답은 1974년 미국 무역법 301조에 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301조'는 하나의 조문이 아니다. 조사, 협의, 판단, 제재까지 이어지는 여러 규정을 묶어 부르는 표현이다. 즉, 단순한 규정이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집행 메커니즘이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국제기구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미국이 스스로 조치를 결정 수 있다는 점이다. 301조가 시사하는 것 특히 301조는 조사 개시부터 제재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진행되며,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권한이 부여된다. 이 때문에 상대국은 충분한 대응이나 협상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어느 날 갑자기 관세가 부과되는 것처럼' 작동한다. 이러한 구조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운용된다. 이른바 '슈퍼 301조'나 '스페셜 301조'와 같이 불리는 제도들은 법률상 독립된 조문이 아니라 301조 체계를 특정 목적에 맞게 운용하면서 형성된 관행적 명칭이다. 무너진 다자주의와 직접 대응의 확산 과거 세계무역기구(WTO)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던 시기에는 무역 분쟁의 최종 판단이 국제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301조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이를 WTO로 넘겨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당시 이 제도는 독자적인 제재 수단이라기보다 국제 절차로 이어지는 문제 제기의 통로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더 이상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주요 국가 간 갈등으로 국제 절차가 지연되거나 사실상 마비되면서 분쟁 해결의 속도와 예측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규범은 남아있지만 이를 작동시키는 힘은 약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각국의 대응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연합(EU)은 독자적인 통상 대응 수단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보복 조치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다자주의적 분쟁 해결이 약화된 상황에서 301조는 국제 절차의 전 단계가 아니라 필요할 경우 즉각 작동하는 핵심 대응 수단으로 재부상했다. 규제와 통상의 경계: 데이터 전쟁 속의 301조 무역의 대상은 더 이상 물건에만 머물지 않는다. 철강이나 자동차 중심의 시대를 넘어 데이터, 플랫폼, 인공지능(AI)이 새로운 통상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규제와 통상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제한하는 규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경쟁 규제, 망 이용대가 부과와 같은 정책은 국내에서는 이용자 보호와 공정 경쟁을 위한 조치로 설계된다. 그러나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무역 장벽으로 인식될 수 있다. 즉, 한 국가의 내부 규제가 국제 통상 관계에서는 갈등을 직접적으로 촉발하는 구조다. 특히 국제 절차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갈등이 곧바로 301조와 같은 직접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도 301조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한국 역시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거 지식재산 보호 문제 등을 이유로 스페셜 301 보고서를 통한 압박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최근에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스페셜 301 보고서와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등을 통해 한국의 플랫폼 규제 논의와 망 이용대가 문제 등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상 이슈로 제기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정책이 이미 통상 이슈로 관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비대칭적인 대응 구조가 한국에게 불리하다는 데 있다. 미국은 자국의 기준에 따라 일방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높은 통상 의존도와 주요 교역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문제는 301조가 아니다 문제는 301조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작동하는 환경이다. 규제와 통상이 분리되지 않는 시대에 국내 정책은 더 이상 국내에서만 평가되지 않는다. 플랫폼 경쟁을 규율하기 위한 입법 논의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역시 그 법적 정당성뿐 아니라 국제 통상 질서 속에서 어떻게 해석될 것인지까지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 특히 데이터와 플랫폼 규제처럼 통상 이슈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는 통상교섭본부를 중심으로 한 사전 영향 분석과 민관 협의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규제는 개별 부처에서 설계되고 통상 리스크는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로는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준비되지 않은 규제는 언제든 통상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이제 규제는 정책이 아니라 전략이다.

2026.04.07 10:56안정민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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