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 반도체+클라우드로 세계 디지털시장 진격"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취임해 가장 먼저 방문한 기업이 AI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다. 그만큼 이 장관은 AI반도체에 '애정'을 갖고 있다. 반도체의 향후 최대 승부처는 초거대 AI와 클라우드가 될 전망인데 과기정통부는 26일 오후 이종호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판교 NHN클라우드 사옥에서 'K-클라우드 프로젝트' 1단계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국산 AI반도체와 국산 클라우드를 엮어 세계 디지털 시장에 진격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1단계는 오는 2030년까지 진행하는 3단계 중 첫번째로 올해부터 2025년까지 진행된다. 상용화 초기 단계인 국산 NPU(Neural Processing Unit, 딥러닝 등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클라우드 기반 AI서비스에 제공하는 걸 실증하는 단계다. 예산은 올해 약 376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1천억원 정도를 투입한다. 1단계에 이어 2단계(2026년~2028년)는 저전력 PIM(Processing in Memory, 메모리에 프로세서 기능을 추가한 프로세서) 개발을, 3단계(2029년~2030년)는 극저전력 PIM을 개발하는게 목표다. 1단계 사업을 수행하는 곳은 3개 컨소시엄(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이 이미 결정됐고, 과기정통부는 이들과 지난 5월 사업 협약을 맺었고 이날 착수보고회를 개최,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인공지능(AI)에 특화한 국산반도체를 국내 클라우드에 적용해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반도체기업을 육성하는 한편 국내 클라우드산업도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약 9400억 규모 'K-클라우드 예타(예비타당성)'를 기획중이다. 예타 선정을 위한 기획보고서를 오는 8월말 완성, 9월초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산업계와 학계는 정부의 이 같은 자금 마련에도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려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선도국이 되려면 저절전 고성능의 AI반도체와 대규모 레퍼런스는 물론 AI반도체를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라이브러리, 컴파일러, 드라이버, 시뮬레이터 등의 전용 시스템SW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시스템SW 분야가 아직 취약한 편이다. 이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세계적인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통해 국산 AI반도체가 조속히 레퍼런스를 확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AI반도체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등 추가 기술 개발과 AI반도체 전문인력 양성도 추진하는 등 우리나라가 세계최고 수준의 AI반도체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국민에게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3사 대표들이 참여해 직접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AI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산학연 대표들은 'K-클라우드 프로젝트' 성공 실현에 적극 협력한다는 선언문도 참여자 이름으로 공동 발표했다.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프로젝트' 'K-클라우드 프로젝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저전력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 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기정통부 정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예정)을 투자해 국산 AI반도체를 3단계(NPU→저전력PIM→극저전력PIM)에 걸쳐 고도화하고, 단계별로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클라우드 기반 AI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실증사업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 'K-클라우드 프로젝트' 1단계 사업...2025년까지 약 1천억 투입 이번에 착수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은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는 국산 NPU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실증사업이다. 국산 NPU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신규)과 기존의 AI·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사업을 연계했다. 올해 약 376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약 1천억원(잠정)을 투자한다. 올해 2월 사업 공고를 해 사업자를 선정했고 지난 5월 이들과 협약을 완료했다. 오늘 착수보고회를 계기로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그동안 정부는 AI반도체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그 결과 현재 여러 국산 AI반도체(NPU)가 출시돼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다.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실제 데이터센터와 서비스에 적용, 검증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정부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부터 국산 NPU 데이터센터 구축사업 등에 착수, 국산 AI반도체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서비스까지 실증, AI반도체 기업들이 레퍼런스를 조기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국산 AI반도체의 국내 시장을 조기 창출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도 지원할 계획이다. 산 NPU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은 2개 사업으로 민간(AI반도체 팜 구축 및 실증)과 공공(AI반도체 시험검증 환경조성, 광주 AI집적단지광주) 2개 부문에 각각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공고 당시 각 사업당 목표는 '연산용량 10PF 이상'의 국산 NPU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이었는데 참여 기업들의 적극적인 의지로 각 데이터센터의 연산용량이 2배로 확대, 총 39.9PF 규모로 착수한다. 1PF(Peta-FLOPs, 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의 연산을 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들 사업에는 국내 클라우드·AI반도체·AI서비스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데 ▲클라우드 기업은 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KT클라우드가 ▲AI반도체 기업은 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퓨리오사AI가 각각 참여한다. ■ 국내 클라우드 3사, 총 40PF 국산AI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 NHN클라우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민간과 공공 부문 각각 11PF, 총 22PF 이상 규모 국산 AI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50%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국산 NPU 지원 플랫폼 개발과 클라우드 상품화를 통해 사용자들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일 예정이다. 앞서 NHN클라우드는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국산 NPU 기반의 응용서비스 실증(7종, 국산 AI반도체 전용 서버 40여대를 구축 및 운영해 위치, 화질, 의료, 패션 등 분야에서 7종의 응용서비스를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K-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자사 역량을 최대로 투입해 국산 NPU 활용 선도사업자로서 K-클라우드 생태계 발전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민간과 공공 부문(각 4.5PF) 합쳐 총 9PF 규모의 국산 AI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우선 퓨리오사의 AI칩을 적용해 자연어처리, 교육, 안전관제 분야 실증서비스를 검증하고, 이후 다른 국산 AI반도체를 추가 적용해 AI반도체 운영 효율성을 고려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 및 운영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AI-IaaS(AI 클라우드 인프라)를 마련하고 다양한 AI 서비스 실증으로 국산 AI 반도체 레퍼런스를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 AI 반도체와의 긴밀한 기술협력을 통해 검증한 레퍼런스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북미 등 보유하고 있는 자체 리전(복수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점진적으로 확산, 배포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KT클라우드는 이번 사업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각 4.45PF)을 더해 8.9PF 규모의 국산 AI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플랫폼을 설계 및 구축하고, AI응용서비스를 실증한다. 국산 AI반도체, SW스택, 클라우드 플랫폼, AI응용서비스까지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stack)을 완성해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KT의 초거대 AI인 '믿음'의 국산 AI반도체 기반 상용화 가능성도 이번 사업을 연계해 검증한다. KT클라우드는 지난달 30일 리벨리온의 '아톰(ATOM)' 칩을 탑재한 클라우드 기반 NPU 인프라 서비스 상용화 착수를 국내 최초로 추진한 바 있다. 별도 서버 구축 없이도 전용 포털을 통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고객이 직접 자원 생성, 연산 세션 활용, 관리 및 모니터링 등을 할 수 있도록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게 회사 설명이다. ■ 국내 AI반도체 기업들의 추진 현황 및 계획...리벨리온 등 3사 서버, 딥엑스는 엣지용 주력 클라우드 기업 뿐 아니라 사업에 참여하는 AI반도체 기업들도 이날 각자의 계획을 밝혔다. 사피온코리아는 이번 사업에서 AI반도체 기업들 가운데 최대 규모인 총 20PF(공공 10PF, 민간 10PF)에 해당하는 칩을 공급한다. 올해는 자사의 'X220' 칩을 활용해 시범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내년에는 부동소수점 연산에서 4배 이상의 성능 효율 향상을 제공하는 'X330' 칩으로 초거대언어모델(LLM) 및 영상처리응용 등에 활용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사피온코리아는 이번 사업을 통해 관제, 의료, 국방,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증을 해 인프라를 검증하고, 지속적인 수요 창출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또 NPU 기반 AI 추론 클라우드 시스템인 '아티퍼런스(Artiference)'와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함께 제공해 개발자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클라우드·AI반도체·AI서비스 기업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 국내 AI 산업 생태계 발전 및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또다른 AI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은 삼성전자의 5나노 EUV 공정을 통해 생산한 AI반도체인 '아톰(ATOMTM)'으로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부동소수점(Floating point) 연산을 지원한다. 리벨리온은 이번 사업에 아톰을 활용해 1차연도에 2PF 이상, 3차연도까지 총 8.9PF 이상의 칩을 공급하고 지능형 관제 솔루션과 헬스케어AI 솔루션을 실증한다. '아톰'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성 AI를 가속할 수 있는 AI반도체로, 지난 4월 AI반도체 성능 테스트 대회인 MLPerf에서 엔비디아와 퀄컴을 앞서는 성능과 국내 최초 트랜스포머 모델의 가속을 검증받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리벨리온은 국내 클라우드 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해외 진출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역시 AI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AI는 이번 사업에서 자사 NPU인 '워보이(Warboy)'와 차세대 칩인 '레니게이드(RENEGADE)'를 클라우드 기업에 공급해 관제, 자연어, 교육 분야의 AI서비스들을 실증할 예정이다. 특히 '레니게이드'는 5나노 공정 최첨단 AI반도체로 챗지피티(ChatGPT)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LLM)뿐만 아니라 맞춤형 추천, 비전, 음성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퓨리오사AI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다양한 AI관련 기업과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AI플랫폼 기업인 허깅페이스와 초거대 언어모델 등을 최적화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협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LG AI연구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기반의 '생성형 AI' 상용 기술을 검증한다. 한편, 서버용 뿐 아니라 엣지용 AI반도체 역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번 전략대화에 참석한 딥엑스는 AI기술을 데이터센터 밖 모든 전자기기에 고성능·저전력·고효율로 구현하는 딥엑스 시리즈 4종(DX-L1, DX-L2, DX-M1, DX-H1)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딥엑스는 AI반도체 원천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를 160여개 확보해 '제58회 발명의 날' 대통령 표창, 美 머신비전 저널인 비전시스템디자인(VSD) 주관 2023년 혁신가상 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 포스코DX, 자화전자, 코아시아일렉 등과 협력을 통해 AI반도체 기반 상용화 제품을 준비, 미국·대만·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또 다른 엣지용 AI반도체 기업인 텔레칩스 역시 과기정통부 지원을 통해 자동차 등 모빌리티용 AI 반도체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는데 향후 모빌리티 시장 판매는 물론 오픈 커뮤니티를 통해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계획이다. ■ 9400억 규모 'K-클라우드' 기술개발 예타 추진...오는 9월초 신청 과기정통부는 착수보고회 이후 'K-클라우드'기술개발 예타사업 추진방안'도 논의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에 근거, 2단계와 3단계의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한 효율적인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①데이터센터 인프라 및 HW 개발 ② 데이터센터 컴퓨팅 SW 개발 ③ AI반도체 특화 클라우드 기술 개발을 골자로 하는 9400억 규모 예타(예비타당성 평가)를 기획 중이다. 9400억 중 국고는 약 8000억이고 민자가 1400억이다. 오는 8월말까지 예타 선정을 위한 기획보고서를 완성하고 9월초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한국 7천명 불과...산학연 협력 공동 선언문도 발표 이날 과기정통부는 'AI반도체 대학원 운영방안'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AI반도체 개발 및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한 석, 박사 인재 양성을 위한 정부 지원계획과 올해 AI반도체 대학원 사업에 선정된 3개 대학(서울대, 한양대, KAIST)의 주요 연구 및 교육 계획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가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를 인용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주요국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가 우리나라는 7000명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6만명, 중국은 5만2000명에 달했다. 대만도 1만명으로 우리보다 3000명이나 많다. 전략대화 종료 후에는 국산 AI반도체 기반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한 산·학·연 협력 공동 선언문 발표도 있었다. 이날 모인 산·학·연 대표들은 AI반도체-클라우드-엣지-AI서비스로 연계되는 신산업 육성과 관련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같이 힘을 모아 협력할 것을 선언했다. 한편 이날 전략대화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과, 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퓨리오사AI·딥엑스·텔레칩스·파두·망고부스트 등 국내 AI반도체 관련 기업, NHN·네이버·KT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기업 대표, 차세대지능형반도체·PIM인공지능반도체 사업단장,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장,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교육부 등 주요 정부기관 대표와 학계 전문가 등 26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