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물 콘텐츠, 사계절 인기 장르된 이유…”스트레스 때문”
요즘 공포물은 '철'이 없다.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기 위한 단골 소재였던 공포물이 이제는 계절과 무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왜 이토록 공포물을 찾는 것일까. 영화 '나이트메어'·'스크림' 감독으로 유명한 호러물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은 “공포 영화는 두려움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배설하게 돕는다”고 말했다. 현실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공포물을 꾸준히 찾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에 의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성행했던 2020년은 기타 장르 영화의 저조한 흥행 실적에 비해 호러는 큰 흥행을 이뤘다. 뿐만 아니라 2011년 개봉한 스릴러 영화 '컨테이젼'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아이튠즈에서 가장 많이 상영된 영화로 선정됐다. 북미지역 영상매체 통합 서비스 '무비스 애니웨어'(Movies Anywhere)에서 2020년 5월 공포 영화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94% 상승했다. 공포·스릴러 전성시대...밀리의 서재 다양한 스릴러 콘텐츠 공개 공포물이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제로 떠오르면서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도 장르물, 특히 공포·스릴러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밀리의 서재 독자들의 독서 패턴을 분석한 '2022 밀리 독서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소설 상위 100권 중 추리·스릴러 도서 비중이 1/3을 넘었으며, 그중 미스터리 스릴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24권을 차지했다. 그의 작품을 완독할 확률은 평균 82%로 전체 평균인 67%보다 약 15% 높은 수치다. 또 회원들이 서재에 가장 많이 담은 책 100권 중 완독할 확률이 가장 높은 책 톱10에 '죽이고 싶은 아이', ' 가면 산장 살인 사건', '테라피스트', '용의자 X의 헌신', '살인의 문 1'과 같은 스릴러가 상위에 오르며 인기 장르임을 방증했다. 이에 밀리의 서재는 지난 2월, 오디오북 공개 후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전자책 출간이 쇄도한 '환상서점'의 전자책 '환상서점: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를 새롭게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전자책 환상서점은 헌책방 주인이 서점을 방문한 손님에게 한국의 옛 괴담을 들려주는 옴니버스 스토리다. 오디오북과는 또 다른 디테일에 깊이를 더해 독자들에게 색다른 공포와 몰입감을 선사하며 내 서재에 담은 수 1만1천개를 돌파했다. 부커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은 정보라 작가의 초기 작품을 엮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의 전자책을 오픈했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는 호러, SF, 판타지, 초자연, 비현실 등의 주제를 담은 공포물로 오싹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통쾌한 복수극을 담아 독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최근 밀리의 서재는 종합출판사 '쌤앤파커스'와 함께 기담과 괴담을 주제로 한 '기기괴괴한 이야기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독점 콘텐츠 확보와 미스터리 장르 작가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밀리의 서재 김태형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여름과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공포·스릴러물이 독자들의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제'로 떠오르면서 하나의 단독 장르로 자리 잡았다”며 “향후에는 추리·스릴러물 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취향에 맞춘 콘텐츠가 주요 장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밀리의 서재는 구독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신선한 작품 기획과 발굴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잔혹동화에 현실 밀착 공포까지…오싹해야 뜬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OTT 업계와 방송가도 공포·스릴러 같은 '장르물'을 다루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며 K-콘텐츠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일본 공포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평범한 회사원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노출되며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는 현실 밀착 스릴러다. 공개 후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영화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으며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해외 호평을 받으며 글로벌 돌풍을 일으킨 쿠팡플레이 '미끼'는 사기 사건의 범인이 사망한 지 8년 후, 그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이를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범죄 스릴러다. 미끼는 3, 4화 공개 후 전 주 대비 시청수가 70% 상승했으며, 파트 1의 피날레를 장식한 5, 6화 공개 후에는 전 주 대비 시청수 19% 상승을 기록했다. 아울러 미주,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동남아, 일본까지 전 세계 총 186개국에서 서비스를 확정했으며 4월7일 파트 2가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종영한 tvN '작은아씨들'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거액의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실종, 살인 같은 미스터리한 전개와 현실의 갑갑함을 날려준 사이다 복수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최고 시청률 11.1%를 기록했다. MBC '심야괴담회'는 2021년 파일럿 방송을 통해 첫 방송된 뒤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구며 정규 편성을 확정 지었다. 최근 종영한 시즌2는 매주 상상 이상의 공포 이야기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2023년 6월 시즌3를 확정 지었다. 또 심야괴담회의 방송 클립을 담은 유튜브 영상 중 조회수 100만 회를 넘긴 영상이 79편이며 가장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394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포물은 여름철 한정 인기 있는 콘텐츠라는 편견과 장르물이 통하기 어려운 지상파의 한계를 깨고 2년째 순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