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안, 대화·타협 실종"
올 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마련한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안이 핵심 관계자인 소상공인들 의견이 빠져있고, 수수료 등 고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3월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안이 발표되기까지, 절차에 큰 문제가 있다”며 “자율규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인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3월 내놓은 자율규제안은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주 간 거래 계약서를 작성할 때 필수사항을 구체화하고, 분쟁 처리 절차 개선과 점주 부담을 덜기 위한 상생안 등을 골자로 한다. 최 의원은 그러나 “수수료 문제가 빠진 부실한 자율규제안으로, 회의에 참여해 온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업체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자율규제로 플랫폼 시장 내 불공정거래행위를 멈출 수 없다”면서 “공정위는 기울어진 운동장 내 사업자와 업체가 대등하고, 공정한 위치에서 대화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등 법적 규제 중요성을 역설했다. 배달 라이더 계약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현재 라이더가 받는 배달료는 기본배달료와 거리할증·프로모션 등으로 결정되는데, 쿠팡을 비롯한 사업자들은 표준계약서가 아닌 이를 약관에 따라 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는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에서 제시하는 약관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데, 약관 변경으로 기본 수수료를 포함한 배달료를 수시로 바꿀 수 있어 불공정 계약 사례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강 의원 설명이다. 강 의원이 시정 여부를 묻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독과점 문제의 경우, 지금 별도로 법적 규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자율규제 관련 초기 단계로 과정을 좀 더 지켜보고 법제화 여부를 살펴볼 예정"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