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스쿠터 업체 버드, 결국 파산신청
한때 25억달러(한화 약 3조2천470억원) 기업가치를 평가받던 미국 공유 전기 스쿠터 업체 '버드(Bird)'가 파산 신청을 했다. 2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버드는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라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버드는 공개입찰 전제로 인수의향자와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자를 정하는 '스토킹 호스' 계약을 체결했다. 파산 절차를 거쳐 향후 90~120일 이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 출범한 버드는 환경친화적인 대중 교통 수단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듬해 22개 도시로 사업을 확대하고, 유수 벤처캐피털(VC) 등에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19년 2억7천500만달러(약 3천570억원) 이상 투자금을 확보해, 기업가치가 25억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 했다. 버드는 구조조정과 재작년 스팩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등으로 반전을 꾀했지만, 상장 후 주가 폭락과 30일 연속 시가총액 1천500만달러(약 195억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며 9월 상장폐지됐다. 버드 주식은 장외거래소에 주당 1달러(약 1천300원)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다. 사측은 이번 파산 신청에 따라 미국 사업을 철수하지만, 캐나다와 유럽에서는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