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참여제한 평가 앞서 상생기반 마련해야"
공공 소프트웨어(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의 실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 평가에 앞서 SW사업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대·중·소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18일 국회 ICT융합포럼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공공SW사업 대기업참여제한 제도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공공SW 대기업참여제한 제도에 대한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공정한 SW산업생태계 조성과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선 공공SW 대기업 참여제한에 대한 처리에 앞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의견이 모였다. 대기업이 공공SW 사업에 참여할 것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공공SW 사업의 수익성과 사업을 진행하기에 불합리한 조항을 개선하고, 양질의 SW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대기업 참여 제한 이후 중견기업은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기술발전 없이 사업방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대·중·소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의 인식이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 참여제한 규에 대한 효과 분석을 매년 검토하고 개선하는 일몰제로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SK㈜ C&C 한윤재 부사장은 "이전과 달리 최근엔 ESG나 사회적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시장을 독점하는 등의 행동은 대기업에게도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오히려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국가 재난 같은 상황에 대기업의 기술력이 공공SW 사업에 도움을 주거나 공공SW사업을 레퍼런스로 중소기업과 함께 글로벌 진출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정보통신의 은윤호 전무는 “지금도 주요 인력이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참여제한을 풀면 인력이 모두 대기업으로 이동할 우려도 있다”며 “중소 중견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컨설팅 사업 참여를 해제해 주거나 대기업 참여제한 금액을 상향 조정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VTW 조미래 대표는 대기업참여제한 제도 개선에 앞서 양질의 SW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매년 지적된 제품 제값 받기, 동일책임 동일대가 지급, 하도급 헤드카운드 제도 폐지 등 관행으로 이어진 불공정 거래 행위를 해결하고 대·중·소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컨소시엄 구축 과정에서 상생점수 확보를 위해 중견기업이 소외되는 것을 막는 방안 마련도 촉구했다. 업계 의견을 수렴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장두원 SW 산업과장은 “SW산업이 가진 문제점을 현장 관계자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감사하다”며 “다들 지적한 공공SW 시장 수익성 개선을 위해 관련 부처들과 논의하며 사업비를 확대하는 등 미약하게나마 점차 개선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과업변경이나 발주체계 개선 등 고질적 문제도 개선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상업 등도 올해 확대할 수 있도록 의견 수렴부터 제도 개선 정책 연구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변재일 의원은 "공공SW 사업은 제로성 게임 아닌가란 생각이 있었는데 지혜를 더 모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나 메타버스 모두 SW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수고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동안 그분들이 추구한 것에 대한 대가를 적정하게 받지 못하고 있었다면 적정 대가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과 구조를 만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단순히 대가에 그치지 않고 이런 일은 정말 잘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공 SW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는 일감 몰아주기, 저가 입찰 등 불공정한 경쟁 방식으로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의 시장독식을 막고 중소 SW기업의 육성을 위해 2013년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규모 공공SW사업 증가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레퍼런스 확보 및 코로나19 긴급장애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반면, 급격한 개발자 인건비 증가로 수익률이 하락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진출을 허가하는 것은 중소, 중견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