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J제일제당 갈등 장기화…'반쿠팡연합' 전략 통할까
지난해부터 이어진 쿠팡과 CJ제일제당 간 발주 협상에 진척이 없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한 '반쿠팡연합' 전선이 구축되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파트너십을 통해 쿠팡을 대체할 만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고, 쿠팡 역시 햇반· 비비고 등 CJ제일제당 히트 상품 없이도 중소·중견 기업 상품으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해 말 양사가 판매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해 벌어진 갈등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오히려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 신세계 3사·네이버 등 '반쿠팡연대' 늘려간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 그룹 3사를 비롯해 네이버·컬리·11번가·티몬 등 쿠팡 경쟁 기업들과 손을 잡고 공동 상품을 개발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반쿠팡연합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이마트·SSG닷컴·지마켓과 공동 상품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CJ 측은 제품·브랜드 기획·제조·마케팅 등에서, 신세계 유통 3사는 데이터·상품 기획·플랫폼 기획과 운영 측면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들 기업은 연말까지 만두·국물요리·밀키트 등 가정간편식과 비건 제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 3사와 협업 로고를 만든 데 이어, 이달 8일과 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유니버스 페스티벌에 참여해 테마관을 열기도 했다. 회사는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지정일 배송 서비스 '도착보장'에 입점하고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로켓배송 서비스를 대체하고 있다. 도착보장은 네이버가 소비자에게 정확한 도착일을 제시하고 정해진 기간 내 도착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1천원을 보상하는 서비스다. CJ제일제당과 네이버 도착보장 기획전은 올해 3월 마무리됐지만, 12일 기준 햇반 백미 205g x 36개 상품은 실시간 도착보장 베스트 12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CJ제일제당은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 티몬 신사동 가로수길 본사에서 티몬XCJ푸드마켓 팝업스토어를 열고, 온오프라인 연계 행사도 진행한다. 앞서 회사는 올해 초 연내 컬리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가공식품, 가정간편식 등 '컬리 온리' 단독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 "햇반 없어도 괜찮아...중소·중견 제품 있거든” CJ제일제당의 적극적인 반쿠팡 행보에도 쿠팡은 오히려 중소·중견 제품 등 차세대 인기 제품을 통해 빈자리를 메꿀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날 쿠팡에 따르면, 1~5월 식품 판매 추이 분석 결과 유피씨·시아스·참미푸드·티엘푸드·미트리 등 생소한 이름의 중소 식품 업체 즉석밥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특히 유피씨의 경우 1년만에 즉석밥 판매량 100배 성장을 일궜다. 또한 중견 식품 업체 H사, D사, C사, O사도 즉석밥 판매량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쿠팡 자회사 자회사 CPLB가 개발한 자체 브랜드(PB) '곰곰 소중한 우리쌀밥'도 인기를 끌며 햇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을 필두로 한 반쿠팡연대 확산이 쿠팡에 위협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공동 상품 개발, 팝업스토어 등 협업을 진행하더라도 소비자가 쿠팡을 대체할 만한 큰 경쟁력이 없이 없다면, 쿠팡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쇼핑 패턴을 바꿀 정도로 장악력이 있는 상품이라면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최근 다양한 브랜드에서도 (햇반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중소 브랜드를 처음 접하고 계속해서 사용하게 될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쿠팡에 위협이 되기 위해서는 로켓배송, CS 등 쿠팡의 경쟁력을 뒤흔들 수 있을 만한 뭔가가 나와야 하는데, 현재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