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갈림길, 골든타임] 골든타임 내 정맥내 혈전용해술 받는 뇌경색 환자 줄어
지디넷코리아는 '생사 갈림길, 골든타임' 연재를 시작합니다. 관련 국내 전문가들이 직접 필자로 참여해 우리나라 응급심뇌혈관 치료 시스템의 문제와 분석,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급성 허혈성 뇌졸중', 즉 뇌경색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골든타임 내 막힌 뇌동맥을 뚫는 재개통술을 빨리 받는 것이다. '뇌혈관 재개통술'은 다시 정맥 내 혈전용해술과 동맥 내 혈전제거술로 나눌 수 있다. 정맥 내 혈전용해술은 뇌경색 환자에서 병원 도착 후 가장 먼저 받게 되는 초급성기 치료다. 1995년 정맥내 혈전용해제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 대한 적극적 치료가 가능해 졌고, 이후 2008년 임상시험의 성공하면서 발병 4.5시간까지 정맥 내 혈전용해술 사용에 대한 근거가 확립됐다. 급성 뇌경색에서 정맥 내 혈전용해술은 현재 가능한 대상자에게 응급실에서 가장 먼저,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근거의 수준이 가장 높은 응급치료다.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정맥 내 혈전용해술 시행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한국뇌졸중등록사업(Korean Stroke Registry, KSR) 2023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4.6%였던 정맥내 혈전용해술 시행율이 2021년에는 10.1%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맥내 혈전용해술 시행율이 증가하고 있는 대부분의 외국 보고에 반하는 결과다. 이는 정맥내 혈전용해술의 적용대상이 점차 확대되면서 치료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에 반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첫 번 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환자들이 병원을 늦게 찾는다는 것이다. 급성기 뇌졸중 치료의 좁은 골든타임을 고려하면 환자가 병원에 일찍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자료에 따르면 증상 발생 후 병원 도착까지 평균 41시간이 소요되고 있고, 약 70%가 골든타임인 발병 3시간을 지나서 병원을 찾고 있다. 한국뇌졸중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골든타임 내에 내원한 환자의 분율이 2012년에서 2021년까지 10년 동안 23.8%에서 23.6%로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뇌졸중 치료에 골든타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반 대중에게 교육시키는 데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런 실패가 치료율의 증가 실패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현장 의료진의 피로감 증가(이미 게시된 시리즈 기고를 통하여 뇌졸중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의 부족과 고령화 등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응급의료 체계의 파편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의 보급에 따른 회피현상 등이 일조하여, 치료율 저하라는 기대와는 정반대되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급성 뇌경색에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고, 가장 근거 수준이 높은 치료인 정맥 내 혈전용해술은 정맥 내 주사로 투여하기만 해도 약 30% 환자에서 예후를 개선할 수 있고, 좀 더 빨리 주사할 수 있다면 3개월 후 정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2배 증가시킨다. 제한된 환자들만이 해택을 받을 수 있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과 달리, 거의 모든 뇌경색 환자가 일찍 병원에 도착하기만 하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직 뇌졸중 환자의 70%가 골든타임 이후에 도착한다는 사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뇌졸중 의심 환자가 빨리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이에 대해 홍보하고 교육하는 정책의 수립과 실천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지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심뇌혈관종합계획에 이런 내용이 담겨있기를 기대하며, 현재 진행 중인 초 고령화 시대에 우리 국민을 뇌졸중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바로미터가 정맥 내 혈전용해술 감소에 대한 해결안을 마련하는 것임을 정부당국자나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