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소개팅앱 해요"…범죄·악용 주의해야
"남편이 소개팅앱 하는걸 봤어요. 아직 혼인신고전인데 파혼할까 생각 중입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성의 성토글이다. 사실혼 관계인 남편이 A 소개팅앱을 이용 중이었고, 배우자가 있는 남성이 소개팅앱을 이용해 충격이었다는 내용이다. 나아가 그는 여성 회원들의 정보가 '앱 후기 공유'라는 오픈채팅방을 통해 공유되고 있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오픈채팅방 통한 만남 이성 후기 공유...금전 요구하는 피해도 기자가 직접 해당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확인한 결과 해당 채팅방엔 20명이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은 소개팅앱을 통해 만났던 이성들에 대한 후기들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한 이용자는 "여기에 가입한 남자들은 30대 중후반에서 40대가 비교적 많다"면서 "여성회원들은 상대적으로 어린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 돈 많은 남성을 만나려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아는 형과 함께 가입했는데, 솔직히 여자들 사진 공유하고, 정보 공유하는 건 가입하고 있는 남성들이 대부분 기본으로 다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실제로 여성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도 당사자와 앱 회사는 알 수가 없으니 아직까지 크게 문제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성은(28·가명)씨도 최근 인기가 많은 소개팅 앱에 가입했다. 이 앱의 가입과정은 나름 까다로웠다. 자신의 사진을 올린 후, 이미 가입돼 있는 남성들이 프로필을 평가하고, 그 평가 기준을 넘어야 가입이 가능했다. 우여곡절끝에 가입에 성공한 김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연결된 남성이 김 씨에게 금전적인 요구를 해온 것이다. 김 씨는 "답변이 좀 늦었다고 매칭한 남자분이 대뜸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해왔다"면서 "나중에는 부모님에 대한 욕설과 성적인 수치심까지 유발해 현재 정보통신법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고 밝혔다. 국내 소개팅앱 구글플레이 매출 규모 2위…덩치에 걸맞은 안전장치 부족 국내 소개팅 앱 시장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게임 산업에 이은 매출 2위 규모다. 국내 비게임 앱 중 매출 1위인 '카카오톡'을 제외하면 2위부터 상위권 랭킹은 전부 데이트앱이 차지하고 있다. 데이팅 앱은 30대에 들어서면서 인연을 만나는 것이 더 어려워진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만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인연을 찾으려는 2030세대들도 데이팅 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앱애니에서 발간한 '모바일 현황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팅 앱 시장의 이용자 지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30억 달러(약 3조5천460억원)를 기록했다. 이중 국내 이용자들은 데이팅 앱에 약 800억원 이상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이용되는 소개팅 앱으로는 아만다·골드스푼·스카이피플 등이 있다. 이 앱들은 '직장 인증을 통한 안전한 소개팅' 등을 내세우며 홍보하고 있다. 신분검증에 있어 신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취재결과 일부 데이팅 앱은 기혼 남녀들도 아무런 제한 없이 앱에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용자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원하지 않는 연락이 오거나 불순한 의도로 접근해서 발생되는 피해 사례도 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있는데, 서비스 특성상 타 서비스 대비 피해가 클 수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팅 앱 이용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38.4%(192명)가 '프로필 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49.8%가 "앱을 사용하다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원치 않는 연락 지속'이 24.4%로 가장 많았고, '음란한 대화 및 성적 접촉 유도' 23.8%, '개인정보 유출' 16.0% 순이었다. "일대일 대화라도 지속적 모욕감 주고 불안감 조성했다면 죄" 지난해 2월에는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혐으로 소개팅앱 A 운영사에 과징금 1억2천979만원과 과태료 1천860만원이 부과됐다. 해당 업체는 별도 동의 없이 고객의 민감정보를 수집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유출된 개인정보는 14만3천435명 규모로, 이름과 나이, 휴대전화 번호, 직업, 사진, 회사, 학교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파악한 바 있다. 소개팅 앱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몸집은 점차 불려갔지만 개인정보 유출과, 성 관련 범죄에 대한 규제와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일대일로 나눈 대화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모욕감을 주고 불안감을 조성했다면 불안감조성죄가 성립이 가능하다"면서 "금전적인 요구를 했다면, 이는 공갈죄까지 성립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