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고혈압 위기 상황 '3일 전에' 알려준다
스마트워치부터 화면이 없는 스마트 밴드, 스마트 링까지 웨어러블 기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디자인과 형태가 발전하면서 탑재되는 기능과 센서 기술도 진화를 거듭했다. 초기에는 빛을 이용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심전도 측정과 수면 추적은 물론 수면무호흡증 징후 감지, 급격한 혈압 변화 감지까지 다양한 건강 지표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IT매체 디지털트렌드는 미국심장협회(AHA)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시중에 판매되는 웨어러블 기기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고혈압 위기 상황을 최대 3일 전에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12개월 동안 진행됐으며, 2기 고혈압 환자 4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고혈압은 심각한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 뇌졸중과 신장 손상, 폐부종, 심근경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응급 의료 조치가 필요한 위급 상태로, 심혈관 질환 관련 응급실 방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연구 참가자들은 휴대용 커프형 혈압계와 피트니스 트래커를 착용했다. 혈압계는 운동 중뿐 아니라 수면 중에도 혈압을 측정했으며,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는 심박수와 심박 변이도(HRV)를 기록했다. 미국심장협회 연구진에 따르면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와 혈압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모델에 입력하면 고혈압 위기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와 아닌 환자를 최대 72시간 전에 효과적으로 구분해냈다. 이를 통해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고 신속한 의료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 결과, 수면 중 혈압이 떨어지지 않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I 기반 감지 시스템의 경고를 받고 24시간 이내에 의료 전문가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은 참가자는 고혈압 위기 발생 위험이 61% 감소했다. 응급실 방문 횟수도 45% 줄었다. 연구진은 수면 중과 깨어 있는 동안의 혈압 수치, 심장 활동과 혈압 사이의 관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등 여러 지표를 분석했다. 미국심장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고를 받은 참가자 중 약 32%가 고혈압 위기를 경험한 반면, 경고를 받지 않은 참가자의 97.4%는 고혈압 위기를 겪지 않았다"고 밝혔다. 웨어러블, 심각한 건강 이상 조기 감지 가능성 ↑ 이번 연구의 핵심은 혈압 변화 패턴과 고혈압 위기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험군에 사전 경고를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연구 범위에는 한계가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심각한 건강 이상을 조기에 감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현재의 웨어러블 기기가 의료용 혈압계나 심장 모니터링 장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관련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12와 삼성 갤럭시워치 9은 혈압 변화를 감지해 사용자에게 경고할 수 있지만, 의료용 커프형 혈압계처럼 정확한 수축기•이완기 혈압 수치를 측정해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스마트워치는 심박수와 심박 변이도(HRV), 혈중 산소포화도 등 다양한 생체 지표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화웨이는 혈압 측정 기술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최근에 출시한 화웨이 워치 D3에는 마이크로 펌프로 작동하는 커프가 내장돼 있어 실제로 압력을 가해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한 의료 솔루션이 될 수 없으며, 전문 의료기기를 대체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웨어러블 기기는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 상태와 건강 지표의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알려주는 경보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