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음료 배달로봇 '고센봇' 운행 한 달째…'비가 와도 쌩쌩'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최근 로봇 배달 직원을 도입했다. 로봇은 단지 입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단지 중앙 휴게공간으로 음료를 배달한다. 아직 로봇 1대가 하루 2시간만 제한적으로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인기가 상당하다. 하루 2시간 동안 약 20~40건 주문이 몰린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달 25일 로보티즈 자율주행로봇 '일개미'를 도입한 고덕센트럴아이파크 단지를 찾아 서비스 이용 과정을 살펴봤다. 아파트 단지 이름을 딴 '고센봇'이라는 팻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배달 서비스는 현재 입주민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전용 앱에서만 주문이 가능했다. 직접 음료를 시켜볼 수는 없었지만, 로봇을 지켜보는 동안에도 주문 여러 건이 들어와 주행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지 않았다. 로봇은 카페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아파트 휴게공간인 '티하우스'로 배달을 다녀온다. 키는 약 1m가 되지 않는 낮은 카트 형태다. 상단 수납부를 열어 물건을 적재할 수 있다. 내부에는 음료를 안전하게 담을 수 있도록 칸막이를 설치해뒀다. 로봇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배달한다. 취재 당일 비가 조금씩 내렸지만 로봇은 배달 주문으로 바빴다. 서비스는 단순했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정해져 있어 단순 왕복 주행을 반복한다. 배달 시간은 1건 주문에 왕복 3~4분 정도 걸렸다. 로봇은 폭이 넓은 구간에서 일반적인 보행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주행했다. 사람이 많고 좁은 길에서는 속도를 낮췄다. 서비스 비용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월 단위로 계약해 부담한다. 입주민은 음료 한 잔만 배달하는 경우에도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외곽 카페까지 먼 길을 나서지 않아도 가까운 티하우스에서 간편하게 음료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안전하다는 점이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배달 구간은 어린 아이들이 혼자서도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다. 때문에 배달 오토바이는 출입을 제한하는 구역이다. 로봇은 빠르게 주행하다가도 사람이 뛰어들면 멈춘다. 사람이 직접 충돌하지 않는 이상 사고 우려는 낮다. 서비스는 현장요원 없이 이뤄지지만, 단지 인근 관제센터에서 안전요원이 로봇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이곳 로봇 배달이 점차 확대되면 라스트마일 배달 서비스로 기능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외부 음식 배달이나 택배 기사가 문 앞까지 오지 않아도, 단지 내에서는 로봇이 마지막 배달을 맡는 식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서비스 운영을 담당한 로보티즈는 추후 인근 단지와 마트·편의점 등 주변 상가와 연계해 서비스 범위를 더욱 다양하게 확장할 예정이다. 로봇 대수와 서비스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비스에 활용된 로봇 일개미는 AI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등 기능과 여러 대 로봇을 한번에 운용할 수 있는 통합관제 시스템을 갖췄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해당 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로봇 도입을 결정해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예상보다 주문량이 많아 로봇 추가 도입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