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균주서 휘발유·플라스틱 대량 생산 성공..."상용화 눈앞"
석유에서 뽑아내던 휘발유나 플라스틱, 화학제품을 미생물로 만들 수 있는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UNIST는 김동혁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적응형 진화 기술'을 이용해 탄소 한 개짜리(C1) 바이오 리파이너리용 메탄올 내성 균주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슈퍼균주'로 불렀다. 김동혁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미생물이 메탄올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라며 "메탄올은 C1 원료 가운데 비교적 단가가 저렴하고 운송·저장이 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균주는 2.5% 고농도 메탄올에서도 기존 균주보다 1.68배 빠른 증식이 가능하다"며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술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고농도 메탄올에서도 균주가 빠르게 증식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균주는 메탄올 농도가 1%를 넘어서면 성장이 억제된다"고 설명했다. 고농도 메탄올은 미생물에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세포막 지질 구조를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세포 내에서 포름알데하이드와 같은 반응성 높은 독성 중간체를 생성한다. 특히, 메탄올은 세포 성장에 필수적인 아미노산 '메티오닌'과 화학적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메티오닌 합성 효소가 메탄올을 원료로 오인, 독성물질인 메톡신을 합성한다. 메톡신은 단백질 합성 과정에 침투해 불량 단백질을 양산하고 세포 생존도 위협한다. 그렇기에, 균주에서의 메탄올 농도 한계가 1%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선택압력으로 자연계 진화 과정을 실험실에서 가속화하는 '적응실험실진화(ALE)' 기법으로 해결했다. ALE는 미생물을 특정 환경(고농도 독성 물질, 고온, 고염 등)에 장기간 지속 노출, 배양해 자연적 돌연변이를 유도하고 이 같은 환경에 적응한 개체를 인위적으로 선택·분리하는 실험 기법이다. 연구팀은 0.5% 메탄올 배치에서 메탄올 농도를 0.25%씩 높이는 방식으로 4개월 간 800세대를 연속 배양했다. 배양 결과, 2.5% 고농도 메탄올 환경에서도 생장이 멈추지 않고 야생형 대비 최대 1.68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는 진화 균주(Am01 등)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또 진화 균주가 공통적으로 메티오닌 합성 효소 유전자(metY)에 변이가 발생한 것도 확인했다. 제1저자인 이규민 연구원은 "미생물이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성 물질 생성 억제'와 '에너지 보존'이라는 두 가지 정교한 전략을 동시에 구사한다는 사실을 시스템 수준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메탄올 기반 바이오 리파이너리 공정용 고성능 미생물의 유전적 설계도를 확보한 연구”라며 “유전자 변이 정보를 이용하면, 다시 적응형 진화를 거치지 않아도 유전자 가위 등을 통해 메탄올 내성 균주를 단시간 대량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동혁 교수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나 유기산 생산 과정에서 공정 단가를 낮추고 생산량을 늘려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로지컬 엔지니어링 저널' 사이트에 지난 1월 12일 공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동그라미재단 혁신과학프로젝트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