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되살아난 천년 신라…경주 문화유산, 스크린 위에서 부활
천년 고도 경주의 문화유산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만나 스크린 위에서 되살아났다. 국가유산청은 제1회 경주 헤리티지 AI 시네마를 성황리에 개최한 후 박물관이나 유적지 형태의 보존에 머물러 있던 국가유산 분야에 최신 기술을 접목해 대중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19일 평가했다. 지난 11일 경주 보문관광단지 프리미엄 멀티플렉스 씨네Q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청, 경상북도, 경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가 주관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2026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의 주요 참관객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박진호 KAIST 김재철AI대학원 초빙교수의 제안으로 시작해 약 1년간의 준비를 거쳤다. 핵심은 AI를 활용한 문화유산의 재현과 재해석이다. 특히 신라는 조선시대와 비교해 건축물 등 당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유산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문헌과 연구 자료 등을 토대로 사라진 건축물이나 역사적 장면을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어 문화유산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라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작품을 비롯해 역사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된 AI 영상 10편이 연속 상영됐다. 개막작은 신라의 대표적인 호국 사찰인 사천왕사를 소재로 한 5분 분량의 작품이었다. 당나라의 침공을 막기 위한 문두루 비법과 신라시대 조각가로 알려진 양지 스님의 이야기를 AI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이어 한복과 K팝 힙합을 결합한 시각적 실험작 꽹, 13세기 베네치아 상인의 몽골제국 방문 여정을 다룬 마르코폴로 몽골, 고비사막의 공룡 화석을 소재로 한 고비사우르스 등 다양한 작품이 상영됐다. AI를 활용해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시도도 눈길을 끌었다. 폐막작에서는 19세기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AI로 구현하고 그의 시선을 통해 신라시대 불국사와 석굴암 등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AI를 통해 문화유산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콘텐츠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날 출품작을 관람한 뒤 AI 기술을 활용한 문화유산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주 시장은 폐막작에 대해 “1500년 전 신라의 찬란했던 모습을 고흐의 시각으로 풀어낸 것을 보며 AI로 상상력이 얼마나 넓고 깊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화랑세기 등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스토리의 보고'지만 이를 소설이나 드라마, 영상으로 풀어내는 작업은 아직 부족하다”며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AI를 접목해 시공간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디지털 신대륙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총괄 기획한 박 교수는 “조선시대 문화유산에 비해 실체가 현존하지 않은 신라 유산을 AI를 통해 역사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며 이번 헤리티지 AI시네마 행사 의미를 총괄적으로 되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