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개월 이상 채무 불이행 시 실업자 830만 명↑"
미국 연방정부와 의회가 끝내 부채한도 증가를 위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3개월 이상 장기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 실업자는 현재보다 830만 명이 늘어나고 주식시장 역시 45%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가 국가부채 한도 인상에 실패할 경우,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고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백악관의 경제 예측 기관이다. 이번 시나리오는 무디스 애널리틱스 경제학자 마크 잔디의 연구 결과를 일부 활용했다고 CNBC가 전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세가지 가능성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오는 6월 1일 극적으로 미국 연방정부와 의회가 타협점을 찾아 부채 한도를 늘리는 경우다. 이 경우 2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이 현재보다 0.1% 증가할 것 예상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나리오는 각각 단기간, 장기간 부도를 겪는 경우다. 여기서 단기간 부도는 연방정부가 부도에 직면 후 일주일 내에 해결되는 경우를, 장기간 부도는 미국이 3개월 이상 부채한도를 인상하지 못하는 경우를 가정한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측은 “단기간 부도의 경우 5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이 현재보다 0.3% 증가할 것”이라며 “채무 불이행 기간이 길어질 경우 830만 명의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고 주식시장은 45%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도로 인한 경기 불황이 시작되면 실업보험을 더 이상 확대할 수 없고, 소비자와 정부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납세자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부 부채를 상환하는 비용이 최대 7천500억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빚을 갚지 않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체가 옳지 않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 누구도 연방정부가 채무 불이행에 빠질 경우 연준이 개입해 금융과 경제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우리가 가진 정책적 방법들로는 이런 영향을 완화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 공화당의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조건으로 연방정부 예산을 약 1천300억달러(한화 약 172조원) 삭감하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반발하며 조건없는 부채 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는 31조4천억 달러(약 4경2천139조원) 수준으로 올해 1월 19일 한도 수준을 넘겼다. 당초 미국 의회예산국은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 시점을 올해 7월에서 9월 사이로 전망했으나 현재는 6월 1일로 예상 시점이 앞당겨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