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에 EU도 합류 움직임…"첨단기술 수출 규제 검토"
유럽연합(EU)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자국의 첨단 기술이 제3국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위험성이 있는지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평가가 진행될 첨단 기술로는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기술, 생명공학 4개 분야를 최우선 순위로 뒀다. EU 집행위는 규제 대상이 되는 국가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외신은 이번 조치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EU는 지난 6월 사상 첫 경제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중국·러시아 등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올 연말까지 위험성 평가 및 구체적인 범위 설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후 평가를 기반으로 대중(對中) 수출 및 투자에 대한 규제안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EU 집행위의 결정에 따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은 중국 기업이 18나노미터(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 등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장비 규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자국 내 주요 팹리스인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반도체에 대한 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수위 또한 더 높아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이르면 이달 초 AI 반도체를 비롯해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규제안을 보완할 예정"이라며 "미국은 이미 중국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