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경기침체 직면한 재계, 하반기 글로벌 전략 점검 '분주'
반도체 불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 그룹이 하반기 경영 전략 점검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경영전략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위기 타개책' 마련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15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SK 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 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이는 그룹 내 주요 행사로 꼽힌다. 오너가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리인 만큼 주요 경영진 대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참석한다. 이번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 20~30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지난해 최 회장은 확대경영회의에서 'SK 경영시스템 2.0'이라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올해 역시 위기에 직면한 반도체 산업 등을 점검하고, 배터리와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 육성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온오프라인으로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모여 사업전략 위기 전략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DX(가전·모바일)부문은 한종희 부회장 주재로 오는 20∼22일, DS(반도체)부문은 경계현 사장 주도하에 이달 20일 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DX부문은 부진을 겪는 가전 사업 경쟁력 강화, DS부문은 반도체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은 5대 그룹 중 가장 빨리 하반기 전략점검을 마무리했다. 구 회장은 이미 지난달 계열사별로 상반기 점검과 하반기 전략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사장단협의회까지 끝마쳤다. LG 최고경영진은 사장단협의회에서 상반기 사업 성과를 살펴보고 경영 운영 전반의 다양한 요소들을 점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구광모 대표는 예상보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내달 하반기 전략점검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통상적으로 매년 글로벌 법인장 회의를 열어 권역별 전략과 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했다. 올해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최한다면 하반기 주요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내달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을 개최한다. 신동빈 회장은 올 초 열린 VCM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돼 기업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경영전략과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VCM에서 처럼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계열사 지원 전략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하반기 전략회의에서는 상반기를 점검하고 하반기 계획을 세운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