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인데 억대 럭셔리 수입차는 호황 '부익부 빈익빈'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고급 수입차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반 수입차뿐만 아니라 럭셔리 수입차의 실적은 올랐지만, 국내 신차 등록대수는 줄어들어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급 수입차 브랜드들이 잇따라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는 발표를 내놓고 있다. 영국의 최고급 자동차 업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지난해 전 세계 50개국 총 6천21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118년 브랜드 역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연간 글로벌 판매량이 6천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롤스로이스는 설명했다. 롤스로이스의 주 판매 고객은 미국과 중국이지만 최근 한국, 싱가포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큰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서도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해 2020년 171대에서 2021년 225대로 31.5%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234대를 판매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다. 롤스로이스 모델은 꾸준한 인기를 보인다. 인기 모델 가격대는 4억원 후반인 '컬리넌'과 4억원 후반∼5억원대인 '고스트' 등이 있다. 현재 롤스로이스의 모든 모델의 주문은 올해 말까지 밀려 있는 상태다. 벤틀리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775대가 팔렸다. 전년대비 57%(약 270대)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역대 실적을 달성했다. 벤틀리의 실적을 견인한 '플라잉스퍼'는 약 3억원대로 지난해 380대가 팔렸다. 지난 2019년 129대를 팔았던 벤틀리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경기 불황 가운데서도 296대를 판매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국내에서 403대가 팔렸다. 전년대비 13.8%(354대) 증가했다. 람보르기니는 국내 시장 판매량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람보르기니 모델 중엔 슈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우루스'가 309대 팔리면서 성과를 견인했다. 우루스는 약 3억원대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신차 등록 대수는 168만5천대로 전년 173만5천대보다 약 5만 대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체 현상과 물가 인상, 고금리 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자동차 구매 취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 등록대수가 300만대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 1위와 2위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국내 완성차 기업 3사인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쉐보레보다 많이 팔렸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상황일수록 고급 수입차가 많이 팔리게 되는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경기가 나빠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고금리나 경기침체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서민들은 차량 구매를 취소하거나 구매 생각을 접지만 부자들은 그런 문제와 상관없이 구매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