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카카오-SM엔터 인수합병' 심사 착수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M&A) 심사에 착수했다. 업계 주목도가 높은 거래인 만큼, 심사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정위는 카카오·카카오엔터로부터 SM엔터 주식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카카오가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 지분을 장내·공개매수로 확보한 지 약 1개월 만이다. 카카오·카카오엔터는 지난달 7~26일 공개매수를 진행, 총 지분 39.87%를 매입하며 SM엔터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분율은 카카오·카카오엔터 각각 20.76%, 19.11%다. 공정위에 따르면 SM 경영권 인수 후 카카오 계열사 수와 자산총액은 147곳, 34조2천억원이다. 각각 25곳, 1조8천억원가량 늘어났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포털 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배우․가수 매니지먼트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M엔터는 국내 대표 'K팝' 기업으로, 음원․음반 제작 등 사업에서 카카오와 공통분모가 있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기준은 ▲동일 시장 내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 간 '수평결합' ▲생산·판매 과정에서 인접 단계에 있는 회사 간 '수직결합' ▲그리고 서로 다른 업종에서 잠재적 경쟁 저해효과 등을 고려하는 '혼합결합'으로 나뉜다. 가령 가수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SM과 카카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간 관계에 있어, 산업에 끼치는 영향은 수평결합, SM 음원·음반 제작과 카카오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사업 간 연계성을 들여다보는 게 수직결합이다. 통상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자료 보정기간을 포함하지 않아 무기한 늦출 수 있다. 플랫폼 업계에선 지난달 말 야놀자가 공정위에서 인터파크 인수를 승인받았는데,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한 지 10개월 만에 결론이 나면서 심사 기한이 다소 지연됐다. 이를 놓고, 공정위 관계자는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건은 혼합결합에 따른 결합판매로 인한 지배력 전이 가능성을 면밀히 살폈다”며 “이 과정에서 설문조사와 경쟁 분석을 병행한 결과, 승인이 늦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달 초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플랫폼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을 예고하면서, 카카오의 SM 인수 절차 역시 당초 예상보다 심사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기정 위원장은 “플랫폼의 혼합결합으로 인한 진입장벽 증대 효과와 지배력 전이 가능성 등을 엄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 관심이 워낙 높아, 야놀자 인수 건보다 난이도가 높을 것”이라며 “심사 기간을 계량적으로 확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사 간 결합상품을 구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검토하는 등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이라면서 “수평결합보다, 수직·혼합결합 이슈를 중점적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 측은 “향후 K팝 등 엔터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