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대내외 노동력 수요 증가, 또 다른 인플레이션 촉발"
한국은행 측은 “노동시장 세미나를 개최하고 고령층과 여성 취업지원, 노동시장의 질적 구조개선을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한 노동력 공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병목현상이 인플레이션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면 현재는 대내외 노동력 공급이 축소되는 반면 수요가 증가되며 임금을 높이고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25일 한국은행은 '노동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영사를 통해 “노동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로 주요국은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고령화, 근로에 대한 인식변화 등으로 노동공급이 축소된 가운데 팬데믹 회복과정에서 노동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불균형이 확도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는 노동시장 전반의 수축과 노동 임금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중장기적으로 고령화와 자동화 등이 생산성과 성장잠재력에 영향을 미치면서 통화정책 여건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가 국내 경제 정책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지 않고는 의미 깊은 거시경제 통화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중앙은행이 단기적인 이자율 결정에만 참여하는 게 아닌 구조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층과 여성 취업지원, 고부가가치 취업 기회 확대 필요” 한국은행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노동생산성을 향상하고 고용지표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앞으로 노동시장 변화의 방향은 저성장-저물가로의 회귀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노동시장의 실질적인 구조개선 노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연경 위원은 “고령층은 공급확대가 2차 베이비부머 감안시 지속될 전망이므로 축적된 인적자본을 활용해 일자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은 청년층 경력 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보육정책을 강화하고 고용 여성층을 위한 일자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외국인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관련 인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은 해외 유출 방지를 위한 국내투자 및 고용여건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실업률, 고용률 등 전통적인 지표가 고용 및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현실 적합성이 높은 고용지표를 계속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층 경제활동 참여 둔화 대비해야” 한국은행 오삼일 고용분석팀 차장은 “한국과 미국의 노동공급 회복 차이는 구조적인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며 “한국은 빠른 고령화 속도에도 불구하고 고령과 여성 경제활동 비율이 크게 늘면서 노동공급 부족에 직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삼일 차장은 “한국은 고용비중 및 임금-물가 전가율이 높은 서비스업 부문의 노동수요 증가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황”이라며 “다만 한국도 고령화가 노동공급을 제약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제활동 비율이 감소세로 전환하고 임금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이동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은 “앞으로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의 상승세가 둔화되며 취업자수 증가폭도 과거에 비해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급속한 고령화의 노동시장 영향에 대응해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 뿐만 아니라 인적자본 축적, 생산성 등 질적측면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원 실장은 “고령층 고용촉진책은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등 개별특성에 맞춰 세밀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아주대학교 한종석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임금과 물가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한국은 노동공급이 빠르게 회복되어 임금상승 압력이 미국에 비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종석 교수는 “한국의 노동수요는 주로 제조업에서 발생해 임금과 생산자물가 증가율이 미국에 비해 낮다”며 “다만 서비스와 자영업 일자리 회복이 더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 부연구위원은 “부모세대의 은퇴세대는 늦어지는 반면 청년층의 경제활동 시작 시기는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고령층 여성 및 출산육아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