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안 전제로 '가명정보' 활용 부담 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안심구역' 시범운영기관 지정 공모를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개인정보 안심구역은 안전한 대상이나 영역이 없다는 원칙인 '제로트러스트' 보안 모델 기반 안전 조치, 사전·사후적 데이터 처리 과정 통제 등 환경적 안전성을 갖추면 이전에 사실상 제한됐던 다양한 데이터 처리를 허용하는 제도다. 개인정보 안심구역에서는 환경적 안전성 강화 수준에 비례해 가명처리 수준 완화, 연계정보(CI) 일부 등 다양한 결합키 활용이 허용될 수 있다. 개인정보 안심구역에서는 인공지능(AI) 개발, 시계열 분석 등 지속적·반복적 연구를 위한 가명정보의 장기간 보관과 제3자 재사용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AI 기술 개발 등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에 과도하게 소요되는 시간, 비용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명처리한 영상·이미지 등 비정형 빅데이터에 대한 표본(샘플링) 검사도 허용된다. AI 학습용 데이터로 이미지데이터 10만장을 가명처리해 활용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가명처리 적정성에 대한 전수검사 대신 표본 검사를 수행하면 약 3천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프라이버시 우려, 모호한 규제 적용 등으로 실제 연구개발이 어려웠던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PET)에 대해서도 전문심의위원회의 심의와 검증 하에 개인정보 안심구역 내에서 안전하게 실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정보 안심구역 시범운영기관 공모는 이달 30일까지다. 이번 공모에는 현재 운영 중인 결합전문기관, 데이터 안심구역, 가명정보 활용지원센터가 신청할 수 있으며 국비지원 부문과 자체구축 부문을 모집한다. 국비지원 부문은 공적기관만 지원 가능하며 선정된 2개 기관에는 개인정보 안심구역 구축과 운영을 위해 기관당 5억5천만원 규모의 국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개인정보위는 공정한 지정심사를 위해 관계부처 추천을 받아 지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류심사, 발표심사 및 현장실사를 거쳐 시범운영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다. 연내 지정 대상기관을 선정한 뒤, 운영 준비가 완료된 기관부터 지정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현장실사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이정렬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은 “활용 가치가 높은 개인정보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재식별 우려, 법규 준수 등 때문에 여전히 데이터 활용 현장에서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이번에 도입하는 개인정보 안심구역을 계기로 다양한 연구자와 기업이 양질의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