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오라클, 강제 매각 위기 中 '틱톡' 위해 로비…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최대 클라우드 고객인 '틱톡' 지원에 나섰다. 미국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될 경우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수도 있어서다. 23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오라클은 최근 로비업체 두 곳에 의뢰해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 및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 보좌관들과 '틱톡 금지법'과 관련해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 이는 해당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란 이름의 '틱톡 금지법'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을 일정 시한 내에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되도록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대통령에게 1회에 한해 90일간 매각 시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지난 20일 약 반 년간 계류 중이던 이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만약 오는 23일 상원에서도 통과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서명하면 시행되는데, 틱톡은 현재 이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광고분석회사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미국의 틱톡 금지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광고 지출을 450만 달러 이상 늘렸다. 틱톡은 지난 3월 이후 TV 광고에만 250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디지털 광고에도 약 90만 달러를 지출했다. 틱톡은 당초 매년 3월 210만 달러 가량의 광고비를 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이미 이 법안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혀 틱톡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이에 틱톡 로비스트들은 오라클 측에 법안에 반대하는 로비 활동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은 올해 총 240만 달러 이상 로비활동에 투자했는데, 틱톡과 관련해선 총 17만 달러를 지출했다. 업계에선 이르면 내년께 틱톡 강제매각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인구의 절반 이상인 약 1억7천만 명이 틱톡을 이용 중인데,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중국공산당에 넘긴다는 우려가 그간 끊이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현지에선 오라클이 미국 상원에서 각각 상무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이끄는 마리아 캔트웰 의원과 마크 워너 의원에게 '틱톡 강제 매각 금지'와 관련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라클은 틱톡과의 데이터 하우징 계약에 따라 미국 내 틱톡 사용자 데이터를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틱톡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오라클도 재정적으로 이익을 얻었다. 양사 간 거래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3천7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UBS 등 일부 분석가들은 "틱톡 이용 금지 또는 폐쇄 시나리오에서 오라클은 가장 큰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 고객을 잃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오라클 측은 일단 틱톡 법안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로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켄 글뤼크 오라클 부사장은 "투명성을 위해 필수 제출해야 하는 회의 내용만 공개했다"며 "주로 데이터 스토리지 프로젝트의 기술적 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4차례 회의를 가졌다"고 해명했다. 틱톡은 미국이 '틱톡 금지법'을 처리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마이클 베커먼 틱톡 미국 법인 공공 정책 책임자는 "이 법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 권리를 명백히 위반한다"며 "법적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