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美 제재에도 감시카메라용 신형 칩 출하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감시카메라용 신형 반도체를 출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화웨이가 지난 4년간 미국의 수출 통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평가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하이실리콘은 올해부터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에 반도체 출하를 시작했으며, 고객 중 일부는 중국기업이다. 하이실리콘은 주로 화웨이 장비를 위해 반도체를 공급하지만 다후아테크놀러지, 하이크비전 등과 같은 외부 고객에도 부품을 제공한다.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수출통제 이전에는 감시카메라 부문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로 2018년 글로벌 점유율이 60%이었으나, 2021년 3.9%로 급락했다. 감시 카메라 업계 공급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런 감시 카메라용 칩은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조가 쉽다"면서도 "하이실리콘의 복귀가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하이실리콘이 2019년부터 일부 보급형(저가형) 감시카메라용 칩을 출하했지만, 최근 고급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대만의 노바텍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되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앞서 이달 초 고급 사양의 반도체를 사용하고 5G 속도를 지원하는 새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메이트60 프로에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9000s' 칩이 탑재된 것을 확인했다. 이 칩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 7나노미터(mn)급인 N2+ 공정에서 제조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줬다.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기술 및 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는 화웨이가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고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 3월에도 14나노를 뛰어넘는 반도체 설계 장비의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첨단기술에 비해서는 2∼3세대 뒤진 것이지만 화웨이 입장에서는 진일보한 것이다. 이번에도 하이실리콘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에 대한 미국의 규제를 우회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케이던스, 시놉시스, 지멘스의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이 막힌 상태다. 3사 EDA는 전 세계에서 75%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테크인사이트의 댄 허친슨 애널리스트는 '메이트 60 프로'와 무선 주파수 파워 반도체 등 부품을 분석한 결과 "화웨이가 정교한 EDA 장비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화웨이가 불법적으로 입수했는지, 아니면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화웨이의 7나노 칩 생산으로 인해 미국 국회의원 들은 화웨이와 중국 최대 칩 파운드리업체인 SMIC에 대해 추가적인 압력과 보다 효과적인 수출 통제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