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글 대체하나…'가상자산 평가' 후발 업체 사업 박차
가상자산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자로서 입지가 강력한 쟁글이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후발 주자 업체들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초 가상자산 거래소가 '뒷돈'을 받고 상장된 코인이 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상장 가상자산 프로젝트 평가서를 작성해주는 쟁글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가 번졌다. 쟁글은 이런 의혹을 부정했지만, 향후 이런 상황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명확한 규제 환경이 조성되는 시점까지 해당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가상자산을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쌓고 싶어하는 프로젝트, 상장 적합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싶어하는 거래소 등은 쟁글을 비롯한 제3자의 평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2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런 수요를 후발 업체들이 적극 공략 중이다. 최근의 시장 상황을 염두해 가상자산 프로젝트나 거래소 등과의 유착 의혹을 원천 차단하는 데에도 특히 힘쓰고 있다. 크립토다트 "각 분야 전문 기관 협력 하에 믿을 만한 정보 제공" 가상자산 평가 정보 플랫폼 업체 크립토다트는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우리펀드서비스,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 트래블룰 솔루션 전문 기업인 코드와 협력 하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내달 중 플랫폼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펀드서비스가 블록체인 상 트랜잭션 내역을 분석해 코인 유통량, 재단 물량, 거래소 보관 물량 등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가 자율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공시 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인플러그는 해당 가상자산을 뒷받침하는 블록체인에 대해 안전성, 성능 등 기술적 검증을 지원한다. 코드는 자체 트래블룰 솔루션을 기반으로 이상거래 징후나 해외로의 자금 유출 등을 감지해 알려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우걸 크립토다트 부사장은 "서비스의 공신력을 높이고자 신용평가사 중 한 곳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 중"이라며 "공공 차원에서도 인정받는 가상자산 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평가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평가 대상인 코인 재단과의 유착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P2P 형태의 사업 모델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정우걸 부사장은 "프로젝트들에게 직접 금전을 받게 되면 평가 내용이 변질될 가능성이 생긴다"며 "자동화 프로그램에 정보를 산입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정보 열람에 따른 유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첨언했다. 다레이팅 "거래소 코인 평가 경험 살려 정량 시스템 구축" 가상자산 평가 서비스 '다레이팅'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 출신 개발 인력이 다수 포진돼 있다. 이런 특성을 살려 가상자산에 대해 정성적 평가를 제외한 정량적 평가 시스템을 기획했다. 평가 업무 인력이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평가 정보가 변경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재근 다레이팅 대표는 "그 동안 가상자산 평가 업체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왔다"며 "평가 정보를 받아보는 거래소로서도 그 정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지만, 또 거래소가 직접 가상자산을 평가하기에도 편향성 등의 논란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는 고충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가 수행하는 역할들이 여러 기관으로 분리될 것으로 보며, 가상자산 평가 업무도 그 중 하나"라며 "거래소에서 블록체인 전문 인력을 양성해왔는데, 이런 인적 자원을 토대로 가상자산에 대해 전문적인 기술 평가도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토큰 인플레이션 가능성, 락업 물량, 트랜잭션 처리 상황 등의 정보를 종합해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단에서 제출한 자료도 직접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핀테크, 게임사 등 몇 곳에서 의뢰를 받아 가상자산 평가 보고서를 제공했다"며 "토큰 이코노미뿐 아니라 트랜잭션 처리 상황 등 기술적인 부분을 경쟁사 대비 보다 꼼꼼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