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하마스 주 수입원? 과장된 주장"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상자산으로 조달한 자금 규모가 수천만 달러에 이른다는 추정이 실제보다 매우 부풀려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실제 하마스와 연관이 있는 자금만 집계할 경우 수십만 달러 수준이라는 것이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최근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일으킨 뒤, 하마스가 가상자산으로 막대한 자금을 모았다는 추정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업체 비트오케이는 하마스가 4천100만 달러 가량의 자금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다른 분석업체 엘립틱도 하마스의 침공 활동에 협조하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가 가상자산으로 9천300만 달러 가량의 자금을 모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의견이 대두되면서, 미국 의회에선 가상자산에 대한 제재 요구도 커졌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숀 카스텐 하원의원, 공화당 소속 로저 마셜 상원의원 등 연방 의원 105명은 지난 18일 하마스를 비롯한 무장단체 대상 가상자산 규제를 요구하는 초당적 서한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보냈다. 이날 미 재무부는 하마스의 테러와 관련됐다는 혐의로 개인 9명, 단체 1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의 자금을 관리하는 조직원 및 이란 정부와 밀접한 자금 모집 조력자, 가자 지구 가상자산 거래소 등이다. 반면 체이널리시스는 무장단체가 그 동안 금융기관과 유령 회사를 악용하거나 사람 손으로 직접 전달하는 자금 조달 방식을 주요 수단으로 사용해왔다며, 가상자산의 비중은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체이널리시스는 하마스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추정했다. 단체가 보관하고 있는 가상자산, 자금세탁을 지원하는 서비스 업체를 통해 전송된 자산이다. 최근 제시된 추정치들은 서비스 업체를 통해 전송된 자산 중 단체로 조달되지 않은 자산도 합산된 것이라고 했다. 이 업체가 거래자들로부터 전송받은 가상자산 규모는 840만 달러~11억 달러까지 다양했다. 총 규모는 8천200만 달러에 이르지만, 이 중 상당수는 하마스와 관련이 없는 자산으로 분석했다. 하마스와 관련된 지갑에 전송된 자산은 약 45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다만 체이널리시스는 이런 서비스 업체에 대한 제재 조치를 촉구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제재 등 공격적인 전략으로 테러리스트가 이런 업체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테러 금융을 방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하마스가 모은 가상자산 규모에 주목이 쏠리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다소 고조된 상황이다. 지난 17일 베렌버그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내놓고, 목표가를 39달러로 제시했다. 하마스가 가상자산으로 자금을 모았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입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