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일 급수, 6일 단수' 보길도 가뭄…지하수 저류댐이 큰 역할
'2일 급수, 6일 단수' 지난 15일 전라남도 해남 땅끝에서 배로 30분 가량 더 들어가 완도군 노화도를 거쳐 도착한 보길도. 곳곳에는 가뭄으로 인한 제한 급수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노화도에 도착한 당시에도 인근 농업용 저수지에서 물을 실은 비상급수트럭 넉 대가 보길저수지로 향하고 있었다. 보길저수지는 보길도 3천여 주민과 노화도 5천여 주민 등 약 8천여 주민의 식수원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 가뭄기에 지하수를 모아서 보길저수지에 올려보내는 곳이 지하수 저류댐이다.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 구축사업은 지난 2017년 극심한 가뭄을 겪은 노화·보길지역 가뭄 해소를 위해 마련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68억원을 투입해 1천100톤을 지하수 저류댐에서 보길 저수지로 공급하는 게 목표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15일에는 지하수 저류댐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하수 저류댐 지하 차수벽은 지하수 흐름을 차단하는 콘크리트 옹벽 시설로 돼 있다. 길이 257m, 높이 6m 규모다. 지하 저류조는 차단된 지하수를 저장하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돼 있고 저장된 지하수를 압송관로를 통해 보길 저수지로 공급할 수 있게 펌프가 설치돼 있다. 이영목 한국수자원공사 영·섬 사업계획처장은 “지하수 저류댐 사업은 2019년 12월 타당성 조사와 설계를 완료하고 2021년 6월 착공했는데, 작년부터 극심한 가뭄이 시작돼 주요 시설물 공사를 작년 말 서둘러 완료하고 시운전 겸 통수시험을 거쳐 지금은 보길 저수지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운전을 시작할 당시에는 지하수가 차오르는 시간이 있어서 150~200톤 규모로 공급하다가 지금은 공급량이 500~600톤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 처장은 “주요 시설물 공사가 끝나고 나머지 원상복구해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어 마무리 작업을 한 후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6월께 준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길 저수지는 지하수 저류댐에서 1.5km 가량 떨어져 있다. 보길 저수지는 지하수 저류댐에서 올려보내는 지하수와 농업용 저수지, 하천수를 모아 정수장을 거쳐 보길도와 노화도에 생활용수를 내보내고 있다. 조창현 수자원공사 완도지사장은 “실제로 보길 저수지에 있는 물로는 30일 정도 밖에 공급이 안된다”며 “그나마 지하수 저류댐과 농업용 저수지, 하천수를 끌어모아 겨우겨우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지사장은 “작년에 내린 비 양이 최근 5년 평균 양의 50% 정보밖에 되지 않아 현재 보길 저수지 저수율은 예년의 50% 수준”이라며 “인근 농업용 저수지에서 하루에 4번씩 비상급수트럭을 이용해 보길 저수지에 물을 공급하는 등 비상대응을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제한 급수로 주민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화장실 변기에 벽돌을 넣어 물을 아끼는 것은 물론이고 세수한 물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가 하면, 하루 이틀에 한 번 하는 샤워도 4~5일에 한 번으로 줄일 정도다. 김종덕 보길면 노인회장은 “가뭄으로 비가 안 오기 때문에 '2일 급수, 4일 단수'하다가 이제 '2일 급수, 6일 단수'로 단수 기간이 늘어났다”며 “비가 안 오면 단수 기간이 더 늘어나고, 여름은 또 돌아오고, 우리 섬 주민의 소원은 광역 상수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