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근의 헤디트] 글로벌 소프트파워 유산강국
세계가 한류(K-Culture)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헤리티지에 있습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리고 디지털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을 더해 지역은 매력적인 도시로, 문화는 산업으로 확장됩니다. 국가유산의 보존과 활용은 문화기술과 융합해 디지털 헤리티지와 관광산업으로 구체화하며, K-콘텐츠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세계와 만나는 무대에서, 문화는 곧 경제이자 미래 경쟁력임을 보여줍니다. 정책과 현장, 산업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한국다움이 어떻게 K-컬처로 발현되는지를 이창근 칼럼니스트와 함께 탐색합니다. [편집자주] K-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의 지속 가능성은 국가유산이라는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 세계유산, 인류무형유산, 세계기록유산은 국가이미지와 문화정책 실현의 전략적 기반이다. 한국은 문화강국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유산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네스코 등재 유산 종합순위 11위...헤리티지 글로벌 소프트파워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유산 17건(세계 공동 18위, 창덕궁 등), 인류무형유산 23건(세계 공동 4위, 판소리 등), 세계기록유산 20건(세계 5위, 훈민정음 해례본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60건의 등재로 세계 종합순위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가입국 196개국 가운데, 한국이 명확한 경쟁 우위를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등재 건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한국은 유형과 무형, 기록유산을 균형 있게 확보한 전 세계적으로 드문 국가다. 국제사회에서 문화산업의 원천자산을 다양하게 보유한 국가라는 점에 경쟁력이 있다. 이러한 구조적 강점이 한국을 '문화강국'을 넘어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한 '유산강국'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유네스코 유산 등재는 상징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문화자산이다. 세계유산은 인바운드관광의 성장 동력으로, 인류무형유산은 세대 간 전승과 창의성의 자산으로, 세계기록유산은 지식과 기억을 이어주는 지구촌의 공공자산으로 기능한다. 경주 석굴암·불국사와 수원화성이 세계유산으로 도시브랜드를 강화된 것도, 김장문화가 국제교류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들이 직접 배우고 경험하는 대표 사례가 된 것도 모두 헤리티지의 힘이다. 결국 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산물이 아니다. 문화산업의 원천이며, K-콘텐츠의 소재이자, 국가 외교력을 높이는 전략 자산이다. K-헤리티지를 가장 한국적인 K-콘텐츠로 제작해 전 세계에 확산하는 K-컬처는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만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핵심 솔루션이다. 대한민국, 유산 중흥 선도국...케데헌 이을 새 콘텐츠 창작 필요 지난 7월 울산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한국 선사문화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입증한 성과다. 이제 '한양의 수도성곽'이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릴 차례다.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은 조선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한 역사도시의 상징이자, 오늘날 시민 생활과 공존하는 살아 있는 자산이다.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는 협약국 196개국 대표단과 관계자 3천여 명이 참석한다. 한국의 유산정책이 국제사회의 평가와 주목을 동시에 받는 무대다. 이제 한국은 보존을 넘어 유산의 가치를 산업과 외교로 확장해, 부흥을 이끄는 '유산 중흥 선도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OTT 공개 융복합 애니메이션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은 K-팝을 오컬트·뮤지컬적 기법으로 확장해 세계적 호응을 얻은 성공사례다. 제작국가는 외국이지만, K-팝을 소재로 한 서사가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작품은 한국문화가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할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국적 특성을 담아내는 구체적 내용과 방식이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 결국 이 사례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의 유산과 전통은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문화강국을 넘어 유산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유산을 산업과 외교 자산으로 연계하는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한국 문화정책의 미래 성장 경로다. 세계 속 대한민국 역사문화 경쟁력, 유네스코 등재 유산 대한민국은 이미 문화강국이자 유산강국이다. 세계유산협약 가입국 196개국 중 11위라는 성적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앞으로 국가 전략으로 확장해야 할 중요한 기반이다.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는 그 전략을 국제사회 앞에서 입증할 무대다. 보존과 활용을 넘어 유산의 중흥으로 확장하며, 유산을 관광·디지털·외교 자원으로 연결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유산을 미래 성장 전략으로 전환할 결정적 순간이다. K-헤리티지는 K-컬처의 원천이다. 대한민국이 이 토대를 국가 전략으로 삼을 때, 우리는 글로벌 소프트파워 유산강국으로 도약하며 21세기 문화시대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한다. 부산은 그 도약을 전 세계가 지켜보는 첫 무대가 될 것이다. * 헤디트(HEDIT) : Heritage(문화자원) + Digital(첨단기술) + Art(예술창작) 필자 이창근예술경영학박사(Ph.D.). 예술-기술 칼럼니스트이자 Media-Art Director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융합예술과 디지털콘텐츠를 설계·제작하는 스튜디오 헤리티지랩(Heritage LAB)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고유의 스토리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도시의 매력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테마형 관광 콘텐츠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한국문화정보원과 충남콘텐츠진흥원 이사를 지냈으며, 현재는 인천광역시 공공디자인위원, 강원도 건축물미술작품 심의위원,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1년 5월부터 지디넷코리아 오피니언 필진으로 참여해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