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 지난해 실적, 이번에도 '글로벌'에서 갈렸다
식품업계의 지난해 실적이 해외 시장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삼양식품처럼 해외 판매를 키운 기업은 외형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린 반면, 내수 비중이 큰 기업은 소비 둔화와 비용 상승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31일 식품업계는 지난해 성적표가 보여준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출 전략을 체계화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올해 실적이 단순히 해외 판매를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관세와 환율, 물류비 등 대외 변수가 커진 만큼, 현지 유통망과 운영 방안, 생산 능력까지 포함한 수출 체계를 갖춘 기업이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도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 둔화, 비용 압박… 내수 위주 기업에 직격 지난해 내수 경기는 둔화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감소했고, 2025년 연간 성장률도 전년 대비 1.0%에 그쳤다. 이런 환경에서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줄었다. 빙그레는 202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83억원으로 2024년 1,312억원 대비 429억원(32.7%) 감소했다. 매출은 1조 4,896억원으로 1.8%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569억원으로 44.9% 줄었다. 빙그레는 내수 소비 침체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원가 상승이 겹쳤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도 내수 부진 영향을 받았다. 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2조 4,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17.3% 줄었다. 회사는 주류시장 규모 축소에도 매출 감소폭을 제한했지만, 외형 축소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은 할인 경쟁이 일상화돼 있고, 제품 차별화가 약한 품목은 가격을 올리거나 판촉을 줄이기도 어렵다”며 “결국 내수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수익 구조를 바꿀 여지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확장 효과 엇갈려…삼양은 '점프', 대상은 이익 감소 반면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한 기업의 실적은 확연히 달랐다. 삼양식품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이 2조 3,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5,239억원으로 52% 늘었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확대됐고, 생산 인프라도 늘리면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매출이 늘었지만 이익은 줄었다. 대상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4조 4,015억원으로 3.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706억원으로 3.6% 감소했다. 대상은 국내 식품사업이 개선되고 고부가 바이오 제품 실적도 좋아졌지만, 미국 상호관세 등 비용 증가 요인과 경기 둔화에 따른 일부 거래처 수요 감소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수출 여건이 나쁘지 않더라도 과정에서의 변수가 판매 확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 관세나 운임이 오르면 물량이 늘어도 단가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계약 시점과 정산 구조에 따라 실적 반영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출 수요가 유지되는 품목을 가진 기업은 성장 여지가 남아 있지만, 관세나 운임 등 변수에 대비한 운영 설계가 없으면 성과가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국제 정세나 무역 이슈로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환율 변동성도 큰 만큼, 수출을 한다고 해서 모두 이익이 남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품질관리 체계와 유통 시스템을 갖추고 시장별로 가격·물량을 조정할 수 있는 기업이 올해도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