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성장 제로 위기…고비용 구조 벗어나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3대 성장모델과 1대 실행모델'을 담은 정책 제언집을 발간했다. 이번 제언은 최태원 회장이 국회 연설, 정부 간담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메시지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 13인이 연구·집필한 결과물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발간에 부쳐 “어느 때보다 성장이 요구되는 시기다"며 "글로벌 지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변화하고 한국경제는 그동안 항구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성장 제로 우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적었다. 책자는 3가지 성장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글로벌 경제연합이다. 한국경제는 그간 모든 제도와 인프라를 대한민국에서 만들어 생산하는 독립경제체제였다. 이런 방식이 속도감 있는 성장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경제규모나 목소리는 작아 글로벌 지형변화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또한 시장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 창출이 가능해져 저비용 구조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중심·저성장 등 경제문제와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문제 등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과의 연대를 제안했다. 양국 시장을 합하면 6조 달러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해 규칙 제정자로의 역할 전환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LNG 수입 2, 3위국이 공동 구매하면 가격협상력도 높아지는 등 저비용구조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도 짚고 있다. 두번째로 500만 해외인재 유치를 제안했다. 우리경제 심각한 구조적 문제 중 하나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소규모 내수인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부터 고급두뇌를 받아들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숙련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 소비창출 뿐 아니라, 납세효과도 얻을 것으로 진단했다. 세번째는 돈 버는 방식의 전환을 제안했다. 제언집은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으로 구성되는데, 한국은 그간 상품수지에 의존해 성장해 왔고 이런 방식만으로는 관세정책의 타깃이 되는 등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모델 구현을 위한 실행모델 중 하나로 '메가샌드박스'를 제안했다. 제언집은 “성장모델 실행을 위한 최우선 기준은 '저비용'”이라며 “성장모델 구현을 위해 많은 자금과 인력이 필요하고, 성과까지 시차가 존재할텐데, 단편적 접근보다는 전체적으로 한 번에 해결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위 가성비의 토털솔루션이 필요한 건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메가샌드박스”라고 주장했다. 메가샌드박스란, 혁신산업자에게 규제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메가(광역) 단위로 넓힌 개념인데, 지역의 비교우위 기술, 산업, 컨셉을 결합해 지역별 다양한 선택조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샌드박스 내 파격적 규제혁신', '민간이 원하는 과감한 인센티브', '글로벌 인재 매칭', '글로벌 정주여건' 등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상의는 “저자들의 입장이 상의와 다를 수 있다”며 “저성장 고착화, 산업혁신 지체, WTO체제 약화 등 한국경제가 처한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기업인들의 전환 해법들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저술에는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지평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 등 뜻을 같이한 전문가 13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