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발언...국방 AI 산업 수혜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감축 발언이 오히려 국내 국방 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민, 국방, 경제, 국제관계 등 주요 정책 전반에서 강경한 노선을 유지해 왔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을 대상으로 방위비 분담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문제 삼으며 한국이 자국 방위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과 감축 가능성,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는 안보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국내 국방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첨단 방산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드론, 위성 등 무인·감시 자산을 통합 운용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국방 인공지능(AI) 분야가 차세대 방산 산업의 핵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 인피닉, 코난테크놀로지, 펀진, 슈어소프트테크, 이노그리드, 마키나락스 등 국방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수주 확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주한미군 감축을 공론화했지만 미국 의회 차원에서의 제동으로 현실화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위산업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술력 강화와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체결된 광물 협정의 불공정 논란을 계기로 한국 역시 외교·안보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 자립과 첨단화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위비 증액과 방산 산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이러한 흐름에 따라 방산 대표주인 풍산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 중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 양상이 전자전, 드론, 인공지능 기반 예측 시스템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방산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무기 생산을 넘어 정찰, 통제, 분석 등 복합 전장 시스템에서 AI의 역할이 핵심으로 부각되는 추세다. 한화시스템은 위성 감시정찰, 항공전자 통제, 지휘결심 자동화 분석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초소형 표적 인식, 연기 제거, 생성형 AI 기반 훈련 데이터 증강, 지능형 전장 분석 체계 등은 실전 무기 시스템에 이미 반영됐으며, 영상 분석 자동화, 자율 판단 체계, 복합 전투 상황 대응 기술도 활발히 연구 중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감시·정찰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타격 수단을 추천하는 'AI 기반 화력운용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조종사 훈련 효율 향상을 위한 AI 데이터 분석 시스템도 함께 선보였다. 부대 내 인력 운용을 최적화하는 '스마트 인재 관리 시스템', AI 챗봇 '제다이(GeDAI)' 등도 이미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펀진은 전장처럼 데이터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합성 데이터 생성 플랫폼 '이글아이'를 개발해 납품 중이다. 소량 데이터를 활용하는 '퓨샷 러닝(Few-Shot Learning)' 기반 객체인식 기술과 생성형 AI를 결합해 학습 데이터를 보완하며, 이글아이는 현재 육군 인공지능센터에 폐쇄망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인피닉은 객체 인식, 추적, 이상행동 탐지 등 비전 AI 기반의 스마트 관제 시스템을 제공한다.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3D 전장 시각화를 통해 지휘관이 상황을 직관적으로 인지하도록 돕는다. AI는 실시간 위협 요소와 대응 방안을 추천해 지휘 결정을 지원한다. 슈어소프트테크는 국방 분야에서 요구되는 AI 신뢰성 검증 수요에 대응해 검증 솔루션 '베리파이-M(VERIFAI-M)'을 주요 방산 프로젝트에 공급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다목적 무인차량, 영상 분석 드론, 작전 지원 시스템 등 차세대 AI 무기체계에 적용되고 있다. SI애널리틱스와 메이사는 위성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수만 건 이상 수집되는 위성 영상에서 이상 징후를 자동 탐지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마키나락스는 제조업 기반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방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폐쇄망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한 고신뢰 AI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티맥스소프트, 더존비즈온, 소프트캠프, 이노그리드, 비아이매트릭스 등도 국방 특화 AI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며 시장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원 김병규 교수는 "아직 국내 국방 산업은 전차, 포탄 등 하드웨어 중심이지만, 점차 소프트웨어 특히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술 고도화와 함께 방산 기업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