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저전력'…프리미엄TV 딜레마
최근 프리미엄 TV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업계가 TV를 더 크고 선명하게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단 가전 크기가 커지고 성능이 좋아질수록 전력 소비도 함께 늘어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지난해부터 세계적으로 전력 소비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일자 가전업계는 올해 '친환경'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끌고 나갈 전망이다. 3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TV 고급 모델들은 대부분 에너지소비효율에서 최하위 등급인 4~5등급에 머물고 있다. 일부는 기준 미달로 등급을 아예 받지 못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TV 제품군 가운데 LG전자 OLED와 삼성전자 QLED 제품의 전력 소비등급을 살펴봤다. ■ 프리미엄TV 전기료 폭탄? LG전자의 OLED TV 모델 263종 가운데 에너지소비효율 3등급을 받은 제품은 단 2개뿐이다. 2015년에 출시한 55형 55EG9350, 55EG9370 모델 제품이다. 화면 크기가 90인치를 넘는 5개 제품은 최저소비효율 기준에 미달됐고, 나머지 256개 모델은 4~5등급을 받았다. 삼성전자 QLED TV도 대부분 3~5등급을 기록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는 가전제품이 소비하는 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하는 제도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적은 전력을 소비한다. 1등급은 5등급보다 약 30~40%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최저 기준치에 미달하는 제품은 생산과 판매가 금지된다. 유럽연합은 오는 3월부터 TV 전력 소비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8K TV 등 일부 고성능 제품이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때 제기됐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의제가 강조되면서 주요 업체들은 탄소중립 도전 목표를 세우고 제품의 친환경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 가전업계 “전기 소모 줄이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초저전력 기술을 개발해 가전제품의 사용 전력을 줄이고, 자원 순환을 극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제품 사용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제품 에너지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저전력 기술을 확보해 2025년까지 모바일 기기 전력 사용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2030년에는 7대 전자제품(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대표 모델의 전력 소비량을 2019년 모델보다 평균 30%까지 개선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발간한 '2021-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7대 전자제품(TV,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가정용 에어컨, 시스템 에어컨, 모니터)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20년 제품대비 20% 줄이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달 27일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8K TV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제를 알고 있었고 사전 준비를 모두 마쳤다”며 “규제에 부합하도록 모든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